“박서진 산을 울리다”…아버지 향한 간절함→상실과 용서의 긴 하루
늘 밝은 미소로 대중을 마주하던 박서진의 일상에, 지친 저녁처럼 쓸쓸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가수 박서진은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아버지의 예기치 못한 산속 가출과 마주하며 가족을 향한 깊은 진심과 잃어버린 것들을 들여다봤다. 집안에 퍼진 적막, 그리고 산에 홀로 남은 아버지의 걸음은 박서진의 마음속 오래된 불안과 책임감을 더욱 선명하게 자극했다.
이번 방송에서 박서진과 여동생 박효정은 언제나처럼 가족이 곁에 있었지만, 노년에 한층 깊어진 아버지의 고독과 상실감을 비로소 마주했다. 오랜 세월 바다를 누비며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는 뱃일 사고와 병으로 생업을 접는 아픈 과정을 겪으며, 결국 오래 품어온 산속 생활에 마음을 열었다. 집과 완전히 다른 산행의 길, 텐트 사이로 스며든 공기에는 세월의 무게와 소외감이 묻어났다.

박서진은 “나이 70에 가출은 또 처음 본다”며 어색한 웃음 너머 숨길 수 없는 답답함을 비쳤다. 산에 홀로 있는 아버지가 건강 악화, 저혈당 쇼크 등 위기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과거 부모의 사고와 겹쳐지며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전화를 받지 않는 아버지를 향한 초조함, 자신의 잔소리와 무심함을 돌아보는 짧은 참회가 방송을 통해 조심스레 드러났다.
아버지는 산속 첫날을 자연인으로 살며, 텐트 속 익숙하지 않은 세상을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가족과 멀어지는 거리,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의 벽은 때론 풀을 뜯어먹는 소박한 행동 속에서 그려졌다. 박서진 남매가 흑염소즙 박스를 들고 산을 오르는 장면, 틀어진 아버지의 기 체조,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떠올리는 마음이 특별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졌던 박서진의 걱정과 반성, 그리고 아버지의 결핍과 회귀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들추게 만들었다. 방송은 화합만을 그리지 않았다. 서툰 소통, 멀어진 거리, 그럼에도 서로를 다시 찾으려는 따스한 시도가 집안과 산 사이를 이어줬다.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담긴 박서진 가족의 이야기는 누구나 겪는 상실과 회복, 그리고 용서의 시간을 보여주며 더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겼다. 평범한 일상 이면에 남은 가족의 빈자리, 그곳을 채우려는 작은 진심이 이날 방송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개성 넘치는 가족과 산속에서 시작된 이 서사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