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식 비중 첫 50% 돌파”…국민연금, 수익률 중심 운용 대전환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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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사상 처음으로 주식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연금 고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산 운용의 중심축을 ‘수익률 제고’로 옮겼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운용 방식을 대폭 전환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총 적립금은 1,269조1,355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식 투자액은 635조5,734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50.1%에 해당한다. 이는 1988년 기금 운용을 시작한 이래 최초로 주식 비중이 절반을 넘긴 기록이다. 불과 10년 전인 2015년 말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은 채권 56.6%, 주식 32.2%로 안정적인 채권 위주였다. 그런데 올해는 채권 비중이 33%로 줄고, 주식이 크게 늘며 투자 기반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국민연금공단 CI
국민연금공단 CI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위험 자산’인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고 분석한다. 과거보다 빠르게 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주식 중심 전략을 촉진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 등 복지재정 연구에 따르면, 운용 수익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연금 고갈 시점을 수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식 투자 비중의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해외 주식이 전체의 35.2%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주식 투자(14.9%)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 시장 왜곡을 방지하고 위험 분산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두루 노리는 방향으로 무게를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1,200조 원이 넘는 국민 노후자금 운용 전략은 국내 자본시장은 물론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 투자자와 금융업계 모두 국민연금의 향후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 확대가 시장 수익률 제고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글로벌 경제 변동성에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적으로 운용 전략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위험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투자 전략 변화에 맞춰 제도적 리스크 관리 장치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산 다변화 및 글로벌 투자 거버넌스 개선 등 후속 대책도 병행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이번 운용전략 변화는 기금 운용사상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향후 정책 방향은 연금 재정, 금융시장 안정성, 대외 경제 환경 등 주요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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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주식비중#수익률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