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스모킹 건” 세 모자, 슬픔과 진실 바람 속으로→안현모 눈물의 심경
엔터

“스모킹 건” 세 모자, 슬픔과 진실 바람 속으로→안현모 눈물의 심경

이예림 기자
입력

인적 드문 회견장은 떨리는 목소리와 조용한 울음으로 가득 찼다. 세 모자의 어두운 실루엣과 긴장된 한마디, 스스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순간 침묵은 슬픔이 되고, 아픔은 조심스러운 고백이 됐다. 안현모가 진심 어린 위로의 시선을 보내며 진실의 깊이를 헤아리려는 표정에 잠시 모두의 호흡이 길어졌다.

 

이번 방송에서 세 모자는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고통 받아왔다고 털어놓으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이 고백은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데이터처럼 남았다. 더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듯, 안현모는 “아이들이 이런 고통의 중심에 있다는 것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숨을 삼켰다. 이지혜 역시 “이제야 아이들의 폭로 이유가 조금은 보인다”며 쉽사리 아물지 않을 상처를 되짚었다.

세 모자 기자회견의 충격…‘스모킹 건’ 안현모, 진실 공방→사회적 상처 마주하다 / KBS
세 모자 기자회견의 충격…‘스모킹 건’ 안현모, 진실 공방→사회적 상처 마주하다 / KBS

진실 공방의 최전선에는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박미혜 전 서울청 성폭력 특별수사대장이 모습을 비췄다. 박미혜는 여러차례 바뀐 진술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 그리고 대중이 듣지 못했던 수사 현장의 싸늘한 공기를 증언했다. 여기에 홍유진 진술 분석가와 정연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까지 출연해, 세 모자의 긴 시간 속에 숨겨진 마음의 메커니즘, 언젠가 드러날 수밖에 없던 조작의 내막을 분석했다.

 

방송은 익명성과 위험이 공존하는 기자회견장, 흔들리는 가족과 사이비 목사 의혹, 끝내 드러난 무속인의 존재 등 복잡하게 엮인 사건의 배경을 적막한 화면과 생생한 목소리로 전했다. '스토킹'하듯 파고드는 카메라 앵글과 관계자들의 주저하는 목소리가 교차하며, 국민들은 진실과 공작, 그리고 피해자라는 이름 너머에 남겨진 공동체의 깊은 상흔에 함께 시선을 모았다.

 

이번 ‘스모킹 건’ 96회는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의 전말을 넘어,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와 진실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표정까지 담아낸다. 질문은 계속된다. 고통의 근원은 어디쯤이며, 상처 입은 공동체가 지켜야 할 경계는 얼마나 멀리 남았을까. 이 모든 감정의 파동은 5월 27일 밤 9시 45분 KBS2에서 펼쳐질 화두와 함께 시청자를 기다린다.

이예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스모킹건#안현모#세모자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