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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 확산 충격”…미국 증시 급락, 국채 금리 쇼크→재정 불안 우려 확산
국제

“트럼프 감세 확산 충격”…미국 증시 급락, 국채 금리 쇼크→재정 불안 우려 확산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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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뉴욕 월가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봄빛이 채 가시지 않은 5월의 거리 위로 증시의 냉기와 불안한 시선들이 흘러넘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세 법안 연장과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하자, 시장은 깊은 동요에 휩싸였다. 21일(현지시간) 증시는 하루 만에 기억될 법한 폭락세로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816.80포인트, 1.91% 내리며 41,860.44에서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각각 1.61%, 1.41% 하락하며 차가운 곡선을 그렸다.

 

불안의 시작점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이 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대규모 감세 정책이 불러올 연방정부 재정 적자와 그 그림자를 감지하고 있었다.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2조5,000억 달러 넘게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하향 조정하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부담을 우려한 점은 시장의 불안감을 실체로 드러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감세안 여파에 다우 1.9%↓…美 국채 금리 30년물 5% 돌파
트럼프 감세안 여파에 다우 1.9%↓…美 국채 금리 30년물 5% 돌파

장마저 불안하게 만든 것은 또 다른 신호, 국채금리 급등이었다. 20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에서 기대 이하의 수요가 드러나며, 외국인 투자자 이탈과 대규모 국채 매도로 이어졌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09%로 5% 마지노선을 넘어섰고, 10년물도 4.60%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만기 장기물의 수익률이 빠르게 오르자 시장의 신뢰는 또 한 번 흔들렸다. 안전자산이던 미국 국채까지 흔들리며 투자 심리는 가시돋힌 긴장으로 바뀌었다.

 

개별 종목도 흔들렸다. 애플은 오픈AI와의 인수설로 2% 넘게 빠졌고, 유나이티드헬스는 투자 의견 하향의 직격탄을 맞으며 5% 넘는 급락을 겪었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정부가 아직 인플레이션과 부채 해소에 실질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움직임과 금융시장의 파동은 앞으로 더 중첩될 전망이다. 트럼프 감세 법안 논의, 국채 추가 발행 규모, 그리고 인플레이션 신규 경제지표가 연이어 쏟아질 다음주, 폭풍 전야의 뉴욕은 작은 숨죽임조차 놓치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눈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질서 흔들림이 세계 시장의 불안계기를 새롭게 그려내는 밤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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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국증시#국채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