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스테이지 완주”…포가차르, 파리 정복→투르드프랑스 2연패 신화
비 내리던 파리, 그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관중의 숨소리마저 멎은 듯했다. 노란 옐로저지를 입은 타데이 포가차르는 온 몸으로 환희를 만끽했고, 3,301km 대장정을 완주한 뒤 이내 벅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76시간00분32초, 21개 스테이지를 달려 2025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 번 거머쥔 날이었다.
무엇보다 포가차르와 요나스 빙에고르의 라이벌 구도는 올해 대회의 긴장감을 단단히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포가차르는 프랑스 북부 릴을 출발해 피레네, 알프스 산맥을 지나 파리까지 치닫는 강행군을 펼쳤다. 무려 14개 스테이지에서 노란 저지를 지키는 압도적 존재감을 보였고, 마지막 10개 스테이지에선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포가차르는 대회 초반 1주 차 두 차례 스테이지 우승으로 기세를 잡았다. 이어 피레네 산맥 구간에서 라이벌들을 크게 제치며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반면 빙에고르는 알프스에서 반전을 꾀했으나 4분24초 격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리포비츠는 종합 3위에 올랐다.
이 우승으로 포가차르는 투르 드 프랑스 통산 4회 우승, 크리스 프룸과 역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자크 앙케티유, 에디 메르크스, 베르나르 이노, 미겔 인두라인 등 사이클 역사상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경기 직후 포가차르는 “빙에고르와 경쟁하는 건 내게 특권”이라며, 두 선수의 피말리는 승부가 상호 발전을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크지만 5회 우승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라고 의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랜 시간 이어진 라이벌 기 싸움과 새로운 최정상 도전 의지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파리 거리는 뜨거운 박수와 함성, 그리고 선수들의 눈물로 가득했다. 사이클을 넘어 꿈과 도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새긴 순간, 포가차르가 남긴 감동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2025 투르 드 프랑스의 마지막 페이지, 기록 속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