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세계지도’ 실시간 공개”…국내 연구진, AI로 글로벌 건강정보 새 지평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피부질환 발병 현황과 국민 관심도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피부질환 세계지도’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존 감시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며 공중보건 정책의 혁신이 기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나정임 교수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 ‘모델 더마톨로지(ModelDerm)’의 전 세계 사용 데이터를 분석, 국가별 피부질환 빈도와 관심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stat.modelderm.com)을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피부암, 사마귀, 검버섯, 모낭염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최근 한 달간의 기록을 1시간 단위로 갱신해 보여준다.

연구진에 따르면 “플랫폼은 단순 발병률뿐 아니라 각 지역의 피부질환에 대한 국민 관심도까지 제공해, 공중보건 정책 수립 시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제공하던 기존 국제 보건감시 시스템은 피부암이나 아토피 등 일부 질환 위주로 집계하는 데다 자료도 수년 단위로 갱신돼 신속성이 떨어졌다.
이번 플랫폼은 한국의 임상데이터 15만 건과 글로벌 사용자 169만 건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됐으며, 피부암 진단에서 78.2%의 민감도와 88.0%의 특이도를 기록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피부암, 아시아에서는 양성종양, 아프리카에서는 감염성 피부질환 비율이 높게 나타나 기존 역학 조사와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부연했다.
이 연구는 국내 9개 대학과 스위스 바젤대학교, 칠레 가톨릭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주요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공중보건 현안을 파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성과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며, 국내외 공공의료 분야에서의 파급효과와 실시간 데이터 기반 보건정책 수립의 새 장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