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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드라마 개방 추진”…광전총국, 9년 만에 한한령 해제 신호탄 되나
정치

“중국 해외드라마 개방 추진”…광전총국, 9년 만에 한한령 해제 신호탄 되나

권하영 기자
입력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신호가 포착됐다. 중국 방송 당국인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이 해외 우수 드라마와 프로그램의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9년간 이어진 한류 제한 조치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 상관신문과 재련사 등은 19일, 광전총국이 ‘TV 대형화면 콘텐츠 공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광전총국은 "우수한 해외 프로그램의 도입 및 방송을 확대하겠다"며, 이와 함께 관련 법률·법규의 정비를 통해 저작권 보호도 확대할 방침임을 명시했다.

광전총국은 또 "우수한 숏폼 드라마의 TV 진출을 장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내 숏폼 드라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과 맞물려, TV 드라마 심사 절차의 효율성 제고도 언급됐다. 해외 드라마 방송 쿼터(할당량) 등 세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외부 콘텐츠에 대한 문호 확대 흐름이 읽힌다.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 미디어 관련 중국 주식은 급등세를 보였고 ‘저장화처 영화·텔레비전’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외신 블룸버그는, 광전총국이 앞서 15일 드라마 콘텐츠 혁신을 논의한 회의가 호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업계는 한한령이 본격적으로 풀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사드(THAAD) 배치에 반발, 한류 드라마·음악·영화 등 한국 문화 콘텐츠 수입을 비공식적으로 차단해왔다. 이로 인해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폭싹 속았수다’ 등 K-드라마는 공식 유통 대신 인터넷 등 음지 유통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처럼 제도적 해제 선언은 없었지만,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중국에서 상영되고, 미국 국적의 한국 인디가수 ‘검정치마’ 공연도 허가되는 등 당국의 완화 기류가 여러 차례 감지됐다. K-팝 역시 하이브의 현지 법인 설립, 텐센트 뮤직의 SM엔터 2대 주주 등으로 한중 교류가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공식 한한령 조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고, 명시적 해제 결정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그러나 현지 콘텐츠 시장 및 양국 문화산업은 이번 광전총국의 정책 변화가 실질적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한국 정부 당국과 업계 관계자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업계에선 “광전총국의 정책 변화가 향후 한중 문화 교류 재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광전총국 발표를 계기로 한중 문화협력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향후 후속 조치와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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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전총국#한한령#k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