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야당 지도부 손잡다”…정치 복원 향한 첫 담판→국정동력 회복 신호탄
따스한 햇살이 대통령관저를 감싸던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오찬의 자리에 불러모았다. 취임 18일 만에 야당과 마주 앉은 이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 복원에 대한 깊은 의지와 더불어, 여야를 향한 손 내밀기의 신호로 읽힌다. 과거 권력 교체기마다 대통령과 야당의 회동 시점이 늘 주목받아왔으나, 이번처럼 전례 없이 신속한 만남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새로운 흐름의 시작을 암시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가능하면 좀 많이, 빨리 뵙자는 입장이었다”는 말로 대화의 문을 넓혀놓았다. 기념사진 촬영 때 “손 한번 잡을까요”라며 화해의 동작을 이끌어내는 장면에서는 국민 통합에 대한 그의 의지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여야 간 극단적 대립을 하지 말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함께할 것은 함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외교 현안부터 꺼내들었다. “외교 문제는 여야 할 것 없이 함께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는 발언에는, 대외적으로 산적한 미국 관세 협상이나 방위비분담금과 같은 난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초당적 지지를 호소하는 마음이 투영됐다.

동시에 국내의 굵직한 현안들도 오찬 테이블을 채웠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굴곡진 여야의 기싸움이 이어지는 난제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 공통공약 실천방안”을 제안하며 협치의 손길을 내밀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지도부 역시 건설적 논의를 이어갔으나, 청문회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해차가 뚜렷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적어도 단절됐던 여야의 대화가 다시 이어지는 시금석이 됐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대립의 골이 깊던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에 상시적 소통의 여운이 감돌며, 향후 산적한 국정 현안들에 대한 타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그동안 야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큰 진전”이라고 전했다.
정치 복원의 길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통합의 상징이자 변곡점이 되고자 했다. 향후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등 의회의 중대 일정이 예고된 만큼, 이번 대화가 여야 협치의 단초가 될지 정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