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소타 경신”…김시현, 한국여자오픈 2R서 공동 선두→신인왕 돌풍 예고
처음엔 평범한 기대였다. 그러나 18번홀을 마무리하는 순간, 코스를 압도한 신인다운 패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김시현의 환한 미소 속에는 올 시즌 최대의 ‘새 얼굴’에 대한 설렘과 자신감이 묻어났다.
김시현은 13일 충청북도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4 DB그룹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유현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기록한 66타는 김시현이 KLPGA투어에 데뷔한 이래 개인 최저타 숫자이기도 하다.

경기 내내 김시현은 빈틈없는 플레이로 6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동안 한 번의 보기도 허용하지 않았다. 쇼트 아이언과 웨지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정확력은 프로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신예의 패기와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2024시즌 KLPGA 신인왕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김시현은, 이번 대회에서 작년 신인왕 유현조와 공식 메이저 대회 우승을 두고 팽팽한 경쟁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김시현은 “투어 대회에 적응하면서 두려움과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전하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특히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의 상대적으로 짧은 코스는 김시현이 강점을 가진 웨지와 쇼트 아이언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대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김시현은 “내 장점을 살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마추어 시절 전국 대회 메달을 쓸어 담으며 두각을 드러냈던 김시현은 작년 KLPGA 시드전을 7위로 통과해 많은 기대를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첫 연장전이었던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선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등 빠른 적응력을 과시했다.
김시현은 “올해 목표는 신인왕이지만, 가능하다면 우승도 함께 노리고 싶다. 이번 대회에서도 상황에 따라 과감함과 침착함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보여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단독 선두로 첫날을 마쳤던 유현조도 차분하게 1타를 더 줄이며 김시현과 나란히 공동 선두를 이뤘다. 또 황유민과 이동은이 각각 3타,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로 공동 3위에 자리를 잡았다. 국가대표 아마추어 박서진, 박지영, 유지나 역시 5언더파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노승희는 4언더파로 8위에 오르며 2연패 도전의 불씨를 이어갔다. 시즌 3승의 이예원은 2라운드 5오버파로 공동 60위에 그치며 가까스로 컷을 통과했다. 박민지(이븐파, 공동 22위), 이가영(2오버파, 공동 33위)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도 변함없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한국여자오픈은 15~16일 주말 3, 4라운드에서 대망의 결승 레이스에 돌입한다. 김시현이 신인왕 돌풍을 ‘우승’의 결과로 완성할 수 있을지, 필드 곳곳에서 쏟아질 이변의 바람이 심장을 두드리고 있다.
누군가의 도전은 결국 자신 안의 벽을 넘는 일이다. 자연을 닮은 그린 위에는 순간순간 승부를 건 투지와 묵묵히 자신을 다잡는 표정만이 남는다. 한국여자오픈은 6월 15일과 16일,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남은 두 라운드가 펼쳐진다. 골프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 한 번의 신성 탄생이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