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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충돌 심화에 긴장 고조”…토털에너지스·셸 CEO, 호르무즈 봉쇄 우려→글로벌 공급망 혼돈 예고
국제

“이란·이스라엘 충돌 심화에 긴장 고조”…토털에너지스·셸 CEO, 호르무즈 봉쇄 우려→글로벌 공급망 혼돈 예고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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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둠을 뚫고 치솟는 연기가 테헤란 외곽 밤하늘을 물들인 날, 세계는 중동의 불꽃이 고요하던 국제 에너지 시장을 급작스럽게 휘저어 놓는 급류를 실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새카만 불안이 중동 만입으로 넘실대면서, 글로벌 석유 거인들은 한목소리로 ‘폭풍을 부르는 경고’를 던지기에 이르렀다.  

 

토털에너지스, 셸, 그리고 엔퀘스트의 최고경영자들은 침착한 우려 속에 절박함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열린 CNBC 인터뷰와 ‘에너지 아시아 콘퍼런스’ 현장에서, 이들은 “만약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잠근다면, 단순한 지역 갈등이 곧 전 세계 석유 공급망의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2025년 6월 15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유류 저장고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모습 / 연합뉴스
2025년 6월 15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유류 저장고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모습 / 연합뉴스

이번 충돌의 불씨는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에 의해 피어올랐다. 일촉즉발의 나날 속에 양국의 석유·가스 시설 곳곳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원유 흐름은 유지되고 있으나, 모래 폭풍과도 같은 “불안”이 시장을 짙게 덮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매년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길목으로, 단 하루라도 이 뱃길이 막힌다 한들 국제 유가의 폭등과 물류 대란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다. 이미 해운업계는 우회 경로를 노심초사하며 탐색하고 있다.  

 

셸의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는 쿠알라룸푸르의 산업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과거 96시간은 지역과 세계가 그려왔던 에너지 안정의 지도를 다시 그리게 했다”며, 이 며칠과 몇 주의 위기 관리는 시장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강조했다. 토털에너지스의 패트릭 푸야네 최고경영자 또한 “무엇보다 인명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으며, 에너지 인프라가 무방비한 공격 대상이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엔퀘스트의 암자드 브세이수 최고경영자는 “2025년은 변동성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빠른 종식만이 시장 안정의 열쇠임을 제시했다.  

 

세계는 이번 사태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석유 CEO들의 당부와 경고는 곧 국제 에너지 정책의 전환, 각국 수급 전략의 재점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은 더 이상 지역적 파국에만 머물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에 내린 그늘은 곧 세계 경제와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중동의 전운이 언제, 어떻게 잠잠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 불확실성이 쌓여갈수록 세계는 점점 더 귀를 곤두세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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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에너지스##호르무즈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