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2개 폭발”…이형준·옥태훈, 하나은행 1라운드→공동 선두 질주
첫 이글이 터지는 순간, 필드 위 공기마저 팽팽해졌다. 경기장을 찾은 이들의 시선이 이형준의 샷과 퍼트에 집중됐다. 옥태훈 또한 후반 몰아치기로 리더보드 맨 위에 우뚝 섰다.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첫날, 이번 대회의 긴장과 열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통산 6승을 기록하고 있는 이형준은 초반부터 맹렬한 집중력을 자랑했다. 10번 홀 버디로 가볍게 출발한 이형준은 이내 11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14번 홀과 18번 홀도 거침없는 버디 행진으로 이어지며, 전반에만 5언더파를 쓸어담았다.

후반 역시 흔들림 없는 경기력이 돋보였다. 3번과 4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6번 홀에서 169m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는 묘기 끝에 또 한 번 이글에 성공했다. 버디 5개, 이글 2개로 보기를 하나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흐름. 그 결과 9언더파 63타라는 인상적인 기록, 코스레코드를 새로 썼다. 경기 후 이형준은 “바람이 덜 불어 공략이 수월했다”며, “원래 사용하던 퍼터로 돌아온 덕에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감각이 70% 수준까지 살아났다. 보완을 거쳐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각오 또한 조용히 내비쳤다.
오후 조로 나선 옥태훈의 후반몰이는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했다.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11번 홀 이글로 반전을 시도했고, 14번에서 16번까지 3연속 버디, 마지막 18번 홀의 버디로 리더보드 정상 자리를 이형준과 나눴다. 옥태훈은 “몸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차분하게 임해 1라운드를 잘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순위 경쟁은 더욱 뜨거웠다. 최진호가 8언더파로 단독 3위에, 일본 대표 오쓰기와 이와타가 7언더파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용준은 6언더파로 공동 7위, 직전 대회 우승자 김홍택과 포인트 선두 김백준은 나란히 4언더파로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한국프로골프와 일본골프투어 간 자존심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펼쳐지는 1라운드였다. 강한 바람과 장거리 코스라는 변수 앞에서도 각국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과 전략 싸움이 무대를 풍성하게 채웠다. 관중들은 때론 환호하고, 때론 승부의 긴장에 숨을 죽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기억했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의 두 번째 라운드는 13일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계속된다. 이른 아침 페어웨이 위, 선수들은 더 선명해진 목표와 함께 다시 한번 공을 내려놓을 것이다. 경기에 깃든 이들의 작은 흔들림과 쌓여가는 기록은 내일도 이어진다. 이번 대회는 KPGA와 JGTO 소속 스타들이 어우러진 드라마로 6월 13일 아침,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