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 첫 기소”…김건희 특별검사팀, 이응근·이일준 구속 재판행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이응근 전 대표이사가 정면 충돌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1일 구속된 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특검 수사 시작 이후 첫 기소라는 정치적 신호탄이 울렸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지난 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며 “조성옥 전 회장은 계속해 조사 중이고, 이기훈 부회장은 신속한 체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압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2023년 5~6월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이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총 369억원의 부당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삼부토건 주가는 그해 5월 1천원대에서 불과 2개월 만에 5천500원까지 치솟았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대외 발표하며 투자자를 오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해당 업무협약의 성과와 실질성에 대한 의도적 과장이 수사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검팀의 ‘신속 기소’ 배경으로 사건의 확산을 방지하는 동시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 수사에 대한 동력 확보라는 전략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피의자 측은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정상적 대외 활동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이 같은 혐의로 청구한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혐의 소명과 방어권 문제를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기훈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데 이어, 연락까지 두절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방위 추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은 ‘그림자 실세’로 알려져 있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해 구속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그리고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도 이날 불러 조사에 집중했다. 수사 범위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뿐 아니라 종교 및 브로커 연계 의혹 등으로 넓어지며,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검팀은 향후 추가 소환조사와 체포영장 집행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국은 첫 기소를 계기로 여야의 입장차가 더욱 격화되고 있으며, 국회는 특검 수사 결과와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