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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국빈 방한”…시진핑, 이재명과 첫 정상회담·트럼프와 연쇄 회동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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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 간 주요 현안이 표면 위로 떠올랐다. 한중관계의 경색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되며 외교안보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시진핑 국가주석이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32차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국에 대한 국빈 방문 일정을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였던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 일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30일), 이재명 대통령(11월 1일)과의 연쇄 정상회담이 포함됐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한중 양국 정상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여서 외교적 의미가 각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시진핑 주석은 차기 APEC 정상회의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정상회의 연설도 맡을 예정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중 관계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중시한다"며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이 지난 몇 년간 경제·외교 분야에서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실효성 있는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최근 미중 전략 경쟁과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외교적 선택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DC 강연에서 "한국도 미국의 정책에서 벗어나 행동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중국 측에서는 이 대통령이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현실적 균형외교를 시도할 가능성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등 전략 광물과 기업 투자 여건 개선, 북한 핵 문제, 문화 교류 재개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한령(한류 제한령) 문제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전향적 입장을 내놓을지에도 관측이 쏠린다.

 

시진핑 주석이 11년 만의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경색 국면에 놓인 한중관계가 재설정의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향후 한중 일대일 외교 채널은 물론,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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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재명#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