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전교 1등 엄마·기간제 교사, 시험지 빼돌려”…안동 고교 시험지 유출의 단면
사회

“전교 1등 엄마·기간제 교사, 시험지 빼돌려”…안동 고교 시험지 유출의 단면

강태호 기자
입력

경북 안동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공모해 시험지를 유출하려다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사교육 유착, 시험 관리 체계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내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15일 오후 40대 학부모 A씨와 학교 관계자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민규 영장전담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또, 공범인 기간제 교사 C씨 역시 구속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4일 새벽 1시 20분경 발생했다. 학부모 A씨와 기간제 교사 C씨, 학교 관리자인 B씨는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 허락 없이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해당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 최근 경기도 고등학교로 이동, 현재 재직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 시설 관리자인 B씨가 A씨와 C씨에게 학교 내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운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교내 경비 시스템이 오작동하는 과정에서 발각됐다. 경찰은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 장기간 과외 수업이 이뤄진 사실 등 추가 범죄 혐의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 신병 확보와 함께 사건 전모, 금전 거래 내역, 사교육 연결고리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학교 측은 학부모 자녀의 성적을 전 과목 0점 처리하고, 퇴학 처분 역시 내부적으로 의결했다.

 

해당 사건은 단발적 비리라는 지적과 함께, 사교육과 학교 관리 취약점, 그리고 시험지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학교 내외부 감시와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피의자와 학교 측 처분에 대해 SNS와 학부모 단체 등에서는 엄정 처벌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경찰과 교육 당국은 이후 재발 방지 대책도 검토 중이다.

 

한편, 경찰은 관련자 추가 조사와 공범 여부, 경위 파악 등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해당 사건이 가져온 학내 신뢰 붕괴와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태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학부모#a씨#안동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