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회복 위한 작은 조치 멈추지 않는다”…이재명 대통령, 대북 유화 기조 재확인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신뢰 회복을 위한 각종 유화 조치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이 일관된 대화 시그널을 보내며 한반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시도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1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북 라디오 방송 중단, 대북 전단 중단 등 최근 행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신뢰 회복을 위한 작은 조치들을 끊임없이 계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 필요 없다. 인터넷에 다 나오는데”라며, “쓸데없이 요즘 세상에 삐라 뿌리는 것과 똑같다”고 직접 덧붙였다. 최근 우리 군이 ‘자유의 소리’ 대북 라디오 방송을 이달 초 중단한 데 이어, 국가정보원이 운영해 온 대북 라디오·TV 방송도 순차적으로 송출을 멈춘 배경이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 속 ‘작은 조치들’이 추가 군사훈련 축소 또는 단계적인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석좌교수는 “군사분계선·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군사훈련 중단 등 9·19 군사합의 복원을 정부가 실제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적대적으로 자극하고 대립하고 있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평화적인 노력을 계속하니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조금의 틈이 생길 것"이라며 대화의 단초 마련 의지를 반복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미 연합훈련 일정 조정, 한미일 다영역 훈련에서의 미 해군 항공모함 미참여 방침 등도 군사적 긴장 해소의 신호로 해석된다.
여야 정치권은 원칙과 실익을 놓고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여당은 "북한의 태도 변화 없는 유화 제스처는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며 신중론을 강조하는 반면, 야당은 "작은 신뢰 조치들이 언젠가 협상 재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아울러, 최근판 ‘2022 국방백서’에 명시된 '북한정권과 북한군의 적' 규정 역시 수정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대화 재개 분위기 및 남북 군사 긴장 완화를 위해 추가적 문구 조정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유화 시도가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남북관계 복원 및 한반도 정세 완화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북한의 반응을 주시하며 접경지 군사훈련 재조정, 9·19 군사합의 단계별 복원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