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부터 영화, 패션, e스포츠까지”…금천구의 일상이 축제가 된 시간
계절이 바뀔 때쯤, 금천구에선 축제가 일상이 된다. 서로 다른 취향, 다른 일상에 익숙한 사람들이 ‘금천GC페스타’ 현장에서 마주친다. 예전엔 일만 하던 거리였지만, 이제는 패션과 영화, 플리마켓과 버스킹, e스포츠와 반려동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문화의 장이 됐다.
요즘 금천구를 찾으면 SNS에서 인기인 1인가구 플리마켓 ‘스스로마켓’ 참가 인증샷이 쉽게 눈에 띈다. 중고품을 사고팔고, 직접 고른 물건의 추억을 나누는 이곳에선 누군가의 사연이 일상처럼 공유된다. 영화관에는 패션영화제가 열리고,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는 버스킹과 마술쇼, 유튜버 공연이 펼쳐진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 드론을 조종하는 아이들, 스타크래프트 결승을 응원하는 팬들까지, 각자의 삶이 하나의 축제 안에서 겹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도시축제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직장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늘어났다. 한편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와 중소상공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지역 공유축제의 수요와 맞닿아 성장하고 있다. 도서관 북페스티벌이나 창업경진대회, 반려동물 행사 등은 실제 참가자 후기에서 ‘금천구만의 색다른 경험’이란 평을 끌어냈다.
현장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들렸다. 원조 ‘개통령’ 이웅종 교수는 “반려동물은 이 도시의 가족이고, 그 삶이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만든다”고 고백했다. e스포츠 행사장에 나온 팬들은 “예전엔 이런 축제를 인터넷으로만 봤는데, 이젠 동네에서 프로게이머를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환하게 표현했다. 플리마켓을 찾은 직장인들은 “충동구매를 돌아보고, 모르는 이와 소소한 교환을 나누니 일상이 덜 외로워진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선 “회사와 집만 오가던 금천구에서 처음 문화 인생을 시작했다”, “아이와 강아지, 부모님까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 반갑다”는 의견이 온라인을 메웠다. 축제가 끝나도 참가자들은 일상 카톡방에서 만남을 이어간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로컬 공동체의 회복’으로 읽는다. 단순한 공연이나 행사장을 넘어, 도시에서 살아가는 각자의 리듬이 연결되고 있다고 본다. 작은 거리 행사지만, 그 속에서 진짜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것, 이것이 변화의 핵심이라는 해석도 곁들여졌다.
‘금천GC페스타’는 단순한 동네 축제가 아니라 도시에 영감을 더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집과 회사, 가족과 이웃, 사람과 반려동물이 나란히 걷는 거리에서 우리는 취미와 관계, 잠시의 휴식을 발견한다. 작고 소소한 기획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밝혀주는 순간, 금천의 일상도 조금씩 바뀌어간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나답게 살아가는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