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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윈터, 청바지 표지의 신화 끝”…보그 휘청, 패션계 숨죽인 변화→마지막 인사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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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윈터, 청바지 표지의 신화 끝”…보그 휘청, 패션계 숨죽인 변화→마지막 인사 어디로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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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닫힌 사무실 문 너머, 깊은 눈빛과 단정한 어깨 위에 수많은 표지가 스쳐간다. 애나 윈터의 마지막 인사가 빛나는 조명 아래 잠시 멈추고, 세계의 시선은 그의 손끝에서 펼쳐진 페이지에 쏠렸다. 오랜 시간 패션계 중심을 지킨 상징이 내리는 순간, 침묵마저 묵직한 의미로 다가왔다.

 

애나 윈터가 37년 만에 ‘보그’ 미국판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콩데나스트 그룹은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애나 윈터의 사임을 알렸고, 애나 윈터 역시 후임 물색 중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로써 1988년 11월, 청바지 표지로 파격적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후 줄곧 혁신을 이끌었던 애나 윈터의 한 시대가 저무는 듯했다.

“한 시대의 상징이 내려온다”…애나 윈터·보그 사임→패션계의 물결 출렁이다
“한 시대의 상징이 내려온다”…애나 윈터·보그 사임→패션계의 물결 출렁이다

패션계 ‘철의 여인’으로 불린 애나 윈터는 그동안 보그를 단순한 잡지가 아닌, 트렌드를 넘어 상징과 도전의 무대로 만들었다. 매번 화제를 불러온 표지와 기획, 변화를 쫓는 과감한 행보는 업계 내 꾸준한 논쟁과 존경을 동시에 낳았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로 대중문화 속에도 깊이 각인된 점 역시 시대적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을 더했다.

 

외신 평가 역시 뒤따랐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한 시대가 저물었다”고 묘사하며 그의 사임 소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콩데나스트 측은 “애나 윈터가 완전히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며, 글로벌 최고 콘텐츠 책임자와 보그 글로벌 편집 책임자로서의 역할은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CNN은 더욱이 “이번 교체가 은퇴가 아니라 구조조정의 일부”임을 강조하며, 새 시대 변혁의 신호탄을 읽어냈다.

 

강렬했던 청바지 표지의 혁신부터 오늘의 이별까지, 애나 윈터가 남긴 족적은 여전히 패션계와 미디어 현장에 뚜렷이 남았다. 비록 누군가 그 빈자리를 채운다 해도, 굳건했던 상징의 흔들림은 업계 전체를 곧바로 움직이게 했다. 보그의 다음 장은 애나 윈터가 직접 수놓지 않을지라도, 그의 기획력과 미학, 그리고 변화의 기운은 오랫동안 독자와 업계를 지배할 것이다.

 

진동치는 새 물결 속, 패션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애나 윈터의 거취와 보그에 드리운 변화의 그림자는 전 세계 패션 관계자뿐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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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윈터#보그#패션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