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킴 ‘살롱 드 뮤지크’ 첫 무대”…윤형주 듀엣 환상 여운→관객 기립 반응

무대 위를 촉촉하게 물들이는 오스틴킴의 목소리는 현장의 미묘한 조명 아래 더 깊은 감정으로 번져나갔다. 촘촘히 쌓인 피아노와 현악기의 선율에 실려, 콘트랄토의 저음이 시간과 공간을 압도하는 순간, 관객들의 숨결도 잠시 멈췄다. 첫 솔로 무대라는 긴장과 설렘을 오롯이 품은 오스틴킴은 음악이 끝날 때마다 호흡을 가다듬었고, 그 여운에 부풀어가는 박수 소리는 점차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18일과 25일, 오스틴킴은 자신의 첫 단독 콘서트 ‘살롱 드 뮤지크’에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 보였다. 서울 푸르지오 아트홀의 소극장이 펼쳐낸 아늑함 속에서도, 오스틴킴을 기다려온 관객들의 기대는 공연 시작 전부터 높은 온기로 흘렀다. 무대 콘셉트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향이 공간을 가득 메우며, 오스틴킴은 관객 전원과 감각으로 교감하는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제안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윤학준의 ‘잔향’에서 오스틴킴은 절제된 감정과 파워풀한 보컬을 오가며 ‘시간에 기대어’, ‘마중’, 양희은의 ‘한계령’까지 한국 가곡의 섬세한 표현을 깊게 감상하게 했다. 이어 독일 가곡으로 무대를 옮긴 그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Oblivion soave’, 프란츠 슈베르트의 ‘밤과 꿈’, ‘마왕’, ‘세레나데’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Morgen’까지 각기 다른 곡의 색채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재해석했다.  

팝과 재즈가 만난 순간은 특별한 몰입의 경험을 안겼다. 마이클 부블레의 ‘When I fall in love’, 쳇 베이커의 ‘My Funny Valentine’, 프랭크 시나트라의 ‘Nothing But The Best’가 부드럽고 깊게 흘렀으며, ‘Danny boy’의 따스함은 공연의 진한 무드를 완성했다. 여기에 세시봉의 전설 윤형주가 게스트로 등장해 오스틴킴과 나란히 듀엣 무대를 선사했고, 두 예술가는 서로의 색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어우르며 환상의 하모니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공연 전체를 이끈 섬세한 연주에는 최현호, 지익환, 조향오가 힘을 보태며, 오스틴킴의 보컬과 조화를 이루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Confusa si miri’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허문 오스틴킴의 무대는 올라운더 아티스트의 저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JTBC ‘팬텀싱어4’ 준우승 멤버로 이름을 알린 오스틴킴은 선화예고 졸업과 베를린 예술대학교 최초 카운터테너 입학이라는 이력으로 한국과 유럽을 잇는 음악적 깊이를 쌓아왔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귀와 마음에 남는 건 단순한 노래의 여운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관통한 오스틴킴의 진심이었다.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음악의 향연이었기에, 그날의 감동과 기대는 새로운 계절을 예고하며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 전망이다. JTBC ‘팬텀싱어4’ 준우승 경력과 다채로운 음악적 여정이 어우러진 오스틴킴의 ‘살롱 드 뮤지크’ 첫 단독 콘서트는 5월 18일과 25일 서울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