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행정도 AI가 돕는다”…KT, 경기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착수
KT가 경기도와 손잡고 국내 광역지자체 최초의 행정업무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 본격 나섰다. 28일 공식화된 이번 사업은 약 131억원 규모로, KT가 독자 개발한 한국어 특화 초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경기도 행정 시스템에 맞춰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는 이번 도입을 “AI 기반 행정혁신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사업 기간은 약 11개월이며, KT는 ‘KT AI 스튜디오’ 컨소시엄을 통해 문서작성, 회의관리, 정보검색 등 실무 중심의 LLM 기반 서비스를 구현한다. 참여 기업에는 엠티데이타, 와이즈넛, 코난테크놀로지, 대신정보통신 등이 포함됐다. KT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 민감 데이터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AI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믿:음 2.0은 국내 언어 데이터셋과 공공 행정자료를 대규모로 학습해, 현장 행정에서 전문가 수준의 문서 처리와 대화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외산 LLM 대비 반응 속도와 한국어 이해도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는 평가다. “초거대언어모델 적용을 통해 행정 실무의 자동화, 정보 접근성 개선, 민원 대응 효율화 등 실질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KT는 이번 플랫폼을 실증 거점 삼아 전국 단위의 행정 디지털 전환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행정 LLM 도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지자체 최초 대규모 적용이라는 의미가 부각된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데이터거래, 보안 인증, 사용성 테스트 등 공공 특화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현행 데이터 규제와 공공기관 AI 도입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KT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토대로, 법률·의료·교육 등 AX(행정경험) 분야에 범용 LLM 라인업 확대를 예고했다. 실제 신분증과 민원서류 등 다양한 공공 정보와 연동한 서비스가 우선 구현될 전망이다.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유용규 전무는 “디지털 행정 혁신의 기점”이라며, 모델 현지화와 데이터 연계로 실효성 높은 AI 응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규모 공공 플랫폼에 한국형 LLM이 자리잡을 경우, 본격적인 AI 행정서비스 전국 확산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공공 업무를 넘어 의료, 법률, 교육 등 광범위 분야에서 LLM 접목이 더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의 안전성과 윤리성, 제도·현장 수용성이 신뢰 기반 AI 생태계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