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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핵시설 충돌, 국제사회 격랑 휩쓸다”…IAEA 경보→2차 미사일전 확산 긴장
국제

“이스라엘-이란 핵시설 충돌, 국제사회 격랑 휩쓸다”…IAEA 경보→2차 미사일전 확산 긴장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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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초여름 밤, 불안과 긴장은 예루살렘 하늘을 가로지르는 빛줄기 속에서 또 한 번 현실이 됐다. 2025년 6월,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불붙은 충돌은, 이란의 거센 반발과 2차 미사일 공격으로 이어지며 국제사회의 균형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유엔 외교전 달구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한낱 국경 분쟁을 넘어 인류 미래를 위협하는 ‘핵 리스크’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초로 기록될 공습은 이란의 핵심시설, 나탄즈를 겨냥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현장에서 나탄즈 시설의 지상 농축시설이 파괴되고, 내부 전력망 장애로 원심분리기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한 편, 이란은 해당 공격으로 민간인 78명이 희생되고, 320여 명이 다쳤다고 주장하며 이는 국제법 위반을 넘어 전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탄즈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의 심장이자, 2002년 국제사회에 처음 실체가 드러난 뒤 IAEA의 지속적 감시 하에 있던 곳이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상공에서 13일 밤(현지시각) 이란 미사일과 이스라엘 요격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장면. 느린 셔터 속도로 촬영한 것이다. 이란이 14일 새벽 2차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 2025.6.14. / 뉴시스
이스라엘 예루살렘 상공에서 13일 밤(현지시각) 이란 미사일과 이스라엘 요격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장면. 느린 셔터 속도로 촬영한 것이다. 이란이 14일 새벽 2차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다. 2025.6.14. / 뉴시스

격화된 긴장감 속 이란의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대사는 “이스라엘 정권이 미국의 심층적 지원을 등에 업고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했다”고 비판했으며, 핵확산금지체제와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대니 다논 이스라엘 대사는 “유엔과 세계는 이란의 핵능력 증대를 방치했다”며 “이스라엘은 자국·세계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에 나섰다”고 맞받아쳤다.

 

회의장 밖에도 중동의 파장은 이어졌다. 미국은 자국이 중동평화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IAEA조차 이란의 핵확산 위험을 부정했음에도 불구, 서방국가의 편향된 혐오가 새로운 공격을 불렀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황준국 대사는 이란 핵 프로그램 가속화가 한반도에도 깊은 우려를 안긴다고 언급,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질적 충돌은 이란의 2차 미사일 공격으로 재점화됐다. 예루살렘 상공은 요격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흔적이 교차하는 불야성으로 변모했다. 텔아비브에선 부상자가 속출했고, 시민들은 텅 빈 거리와 불 꺼진 공원에서 불안의 그림자에 사로잡혔다. 슈퍼마켓엔 비상식량을 확보하려는 행렬이 이어졌고, 이스라엘군은 전국적으로 병력을 신속히 배치했다. 미국 방공시스템도 부분 요격에 나서며, 분쟁의 불씨가 전 지구적 확산 국면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탄즈를 둘러싼 이번 충돌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중동 나아가 국제 사회의 안보지형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각국은 핵확산 공포와 외교적 해결의 절박함 사이에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 중이다. 조용한 새벽을 깨운 미사일의 궤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긴장과 세계적 파장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향후 국제사회와 당사국들의 대응, 그리고 외교의 창이 사태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역사의 무거운 시험이 시작됐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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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ia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