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초74 역사 새겼다”…신명준, 월드게임 핀수영 대기록→금메달 쾌거
13초 74, 단 한순간이 세계를 새롭게 채웠다. 중국 청두의 물살 위에서 신명준이 온 힘을 다해 팔을 내질렀고, 경기장은 정상에 오른 이름을 외치며 들썩였다. 결승 전광판에 신명준의 기록이 뜨는 순간 모두가 숨을 삼켰다. 찰나의 집중과 숨가쁜 치열함 속에서, 신명준은 2025 월드게임 남자 50m 무호흡 잠영 결승에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번 결승에서 신명준은 독일의 막스 포샤르트와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출발 신호와 함께 반응 속도로 선두를 잡았고, 중반 박빙 승부에서도 한치 물러섬 없이 집중력을 이어갔다. 마지막 구간, 신명준의 결정적 한 발이 승부를 갈랐다. 그는 기존 대회 최고 기록(13초 87, 2017년 파벨 카바노프)을 0.13초 앞당기며 월드게임의 새 역사를 썼다. 8년 만에 탄생한 신기록이었다.

금빛 물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명준은 같은 날 남자 400m 표면계영에도 장형호, 권남호, 이동진과 한 조를 이뤄 나섰다. 쉴 틈 없는 레이스 끝에 2분 18초 78로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새로운 기록과 함께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날 신명준은 개인 금1, 단체 동1의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핀수영 남자 대표팀 역시 대회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네 번의 시상대 가운데 금1, 은1, 동2를 휩쓸며 경쾌한 마무리를 알렸다. 신명준의 대회 신기록과 단체 아시아 신기록까지 더해지며, 한 걸음씩 더 성장하는 팀의 면모가 빛났다.
월드게임은 올림픽 종목에 들지 못한 세계 선수들이 4년마다 한자리에 모여 각축을 벌이는 국제종합경기대회다. 올해 중국 청두에서는 핀수영을 비롯한 다양한 종목에서 각국 최정상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모든 힘을 불태웠다.
승부의 여운과 물결의 흔적을 뒤로하며, 신명준과 대표팀에게는 또 한 번의 사계절이 시작됐다. 기록의 의미와 선수들의 뜨거운 표정, 그리고 관중이 나눈 환호가 긴 여름밤을 채웠다. 이번 월드게임 결승 장면은 8월 12일 아침을 밝히는 뉴스 속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