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여파”…SK텔레콤 부진, KT·LG유플러스 역대급 실적에 반사이익
이동통신 업계가 2024년 2분기 극명한 실적 양극화를 보였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유심(USIM) 해킹 사고로 인한 신뢰 하락과 사고 대응 비용 증가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에 따른 반사이익과 자회사의 분양이익, 데이터센터 성장을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하반기 애플 아이폰17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3사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4274억원, 영업이익 1조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105.4% 증가해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처음 넘겼다. 이동통신 가입자도 30만명 늘며 분기 내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자회사 분양이익을 제외해도 별도 영업이익이 4687억원으로 30.6% 증가했다. 한편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 매출 3조8444억원, 영업이익 3045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영업이익 3000억원 돌파와 함께 모바일서비스수익 역시 4.3% 성장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고에 따른 대리점 손실 보상 및 가입자 유심 교체 등 일회성 비용 2500억원이 반영되면서, 2분기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으로 각각 1.9%, 37.1% 감소했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87만9000명 감소, 해지율도 1.6%로 전년 대비 급등하며 시장점유율이 40%대에서 30%대로 하락했다.
특히 해킹 사고에 따른 고객 신뢰 하락이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아이폰17 출시 같은 주요 변수에 SK텔레콤의 높은 마케팅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및 증권가는 올 3분기 SK텔레콤 영업이익이 1000억원 미만으로, 연간 영업이익도 17조원 수준 이상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AI·데이터센터 관련 영역이 성장하고 있으나, 고객 신뢰 회복 및 마케팅비 증가가 실적 개선을 제한할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반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B2B 신사업과 유무선 사업에서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계는 KT의 연간 영업이익을 2조원 이상, LG유플러스는 1조원대 진입을 예측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프라 사업 확장이 향후 이동통신 3사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올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이 대형 해킹 사고와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라는 이중 변수를 겪으며, 통신 3사 간 사업 전략과 가입자 수성 경쟁이 한층 격화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가입자 신뢰·보안 역량과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 간 균형이 3사의 성장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