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수 끝 드라마”…변상일, 첫 대통령배 우승→감격의 불계승
차분한 기원의 숨결 속, 집념과 집중이 교차한 대국 끝 변상일이 첫 정상을 향한 여정을 완성했다. 182수라는 짙은 수담이었고, 순간마다 선명하게 그려진 선수의 열정은 관중들의 숨결까지 멈추게 할 만큼 팽팽하게 이어졌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환호와 탄식이 엇갈린 결승 무대, 프로 부문의 새 챔피언은 마침내 탄생했다.
18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7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 프로 부문 결승전에서 변상일 9단이 이재성 5단에게 18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결승은 초반부터 긴장감이 가득했다. 변상일은 시작과 함께 주도권을 확실히 움켜쥐었고, 두터운 집중력으로 미세한 전투에서 우위를 이어갔다.

중후반 들어 이재성이 날카로운 반격의 수를 펼치며 경기를 혼전으로 몰고 갔지만, 변상일은 침착한 운영과 정확한 읽기로 마지막까지 상대의 따라잡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막바지 들어 불확실한 흐름에도 흔들림 없이 수를 이어간 그는 마침내 182수에서 이재성의 기권을 받아내며 프로 부문 첫 우승의 기쁨을 맞았다.
이번 대회에서 변상일은 32강부터 이민석 2단, 송규상 7단, 박민규 9단을 차례로 불계로 제압해 파죽지세로 결승에 진출했다. 안정적인 운영과 노련한 체력, 치밀한 계산력이 어우러진 행마가 그의 손끝에서 빛났다. 반면 이재성은 2019년 입단 후 처음으로 프로 부문 준우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프로 부문 우승 상금은 1,500만원, 준우승에는 700만원이 주어졌다. 모든 경기는 제한 시간 20분, 추가 20초의 피셔 방식으로 진행돼 긴장감을 더했다.
대국을 바라본 관중들은 승자와 패자가 모두 박수를 받을 만한 명승부였다는 평가를 남겼다. 해가 저무는 기원에 울려 퍼진 정적과 작은 떨림, 그 안에서 탄생한 변상일의 순간은 한동안 팬들 마음에 강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대국의 치열한 여정은 8월 18일 바둑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