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순간 울려퍼진 야유”…조타 영면, 크리스털팰리스 팬 구호→웸블리 술렁
웸블리 스타디움이 애도의 물결로 잠긴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소란이 관중석 한켠에서 피어올랐다. 리버풀의 디오구 조타를 추모하며 모두가 고개를 숙였지만, 크리스털팰리스 일부 팬들의 응원 구호가 공기를 갈랐다. 예정된 침묵은 결국 20초 만에 허물어졌고, 팬들은 술렁이는 웸블리에서 씁쓸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는 2025년 커뮤니티실드 개최와 동시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리버풀과 크리스털팰리스 선수단, 그리고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스페인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타와 안드레 실바를 기리기 위해 동시에 묵념에 들어갔다. 그러나 크리스털팰리스 팬석 일부에서 경기 응원이 터져 나오자, 주위 관중들은 곧바로 야유로 맞섰다.

현장 분위기가 삽시간에 어수선해진 가운데, 심판진은 조용해지지 않는 소란 속에서 예정되었던 1분의 묵념을 20초 만에 종료했다. 주장이었던 판데이크는 고개를 떨군 채 “실망했다”고 전하며, “누가 먼저 이를 시작했는지 알 길 없지만, 다른 크리스털팰리스 팬들은 조용히 해달라고 노력했다. 그러나 조타를 기리는 순간이 방해받은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심정을 밝혔다.
아르네 슬롯 감독 역시 “계획적이거나 고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일부 팬이 묵념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을수도 있다”며, 보다 넓은 연대의 의미를 언급했다. 감독은 “전 세계 팬들이 조타를 애도한 점은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리버풀과 크리스털팰리스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 크리스털팰리스가 3-2로 이겼다. 팬들의 감정이 교차한 현장, 웸블리는 조용한 슬픔과 함께 커뮤니티실드 최종 승자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의 여운은 차갑지만, 애도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았다. 커뮤니티실드 경기와 함께 한 이날의 기록은 다시 한 번 추모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