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앱이 하나로”…애플, 차세대 시리로 서비스 패러다임 전환 예고
인공지능(AI) 기술이 스마트폰 음성비서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흔들고 있다. 애플이 차세대 시리를 앞세워 유튜브, 스레드 등 글로벌 인기 앱과의 AI 연동을 본격 추진하며, AI 기반 앱 통합 경험이라는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을 열 전망이다. 업계는 차세대 시리의 등장이 서비스 플랫폼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애플이 준비 중인 차세대 시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개인화, 컨텍스트(맥락) 이해 능력, 온스크린 인식(사용자 화면 정보 자동 해석) 기능을 구현한다. 이 기능들은 유튜브, 스레드, 아마존, 우버, 왓츠앱 등 8개 이상의 주요 iOS 앱과의 연동 테스트를 통해 올 가을 정식 공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애플은 앱 인텐트라는 자체 개발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시리야, 우버로 집 가는 차 불러줘”처럼 음성만으로 앱 내부 기능을 직접 호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방식은 다양한 애플 기기(iOS, 아이패드OS, 맥OS 등)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시리는 단순 명령 처리 중심의 음성비서에 머물렀지만, 차세대 시리는 복합적 맥락 이해, 앱 내 동작 수행, 화면 인식 등 고차원 기능을 추가해 ‘실제 비서’에 더 가까워진다. 예를 들어, 일정표가 화면에 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의 장소까지 가는 길 알려줘”라고 하면 시리가 화면 정보를 인식해 지도 앱을 자동 실행, 경로를 안내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개별 앱 실행이나 화면 전환 없이 자연스러운 앱 통합 경험이 가능해진다.
애플의 움직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음성 인터페이스가 플랫폼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이미 아마존도 알렉사에 LLM을 도입해 유사한 기능을 실험 중이나, 새로운 AI 통합 후 오히려 단순 명령에서 정확도와 속도가 떨어진다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애플 역시 고성능 LLM과 기존 시리의 신속한 처리 능력을 ‘하이브리드 구조’로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기술적으로 LLM이 자연스러운 대화와 맥락 해석에 강점을 보이지만, 단순 명령의 빠른 응답은 전통 방식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초 AKI(Answers, Knowledge and Information) 팀을 신설,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한 맞춤형 LLM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KI와 완전히 개인화된 시리의 연계가 차세대 시리 상용화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실제 내년 봄부터 하반기 사이에 이 신형 시리가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차세대 시리의 앱 연동은 플랫폼의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네비게이션 등 활용 분야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글로벌 서비스와의 자동화 연계가 가능해지는 만큼, 실제 사용자 경험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애플이 새 시리의 고도화된 AI 기능과 기존 시리의 빠른 명령 처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차세대 시리의 출시를 계기로 음성비서를 넘은 AI 플랫폼 통합 경쟁이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 보호, 서비스 신뢰성 등 남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실제 시장 안착 여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