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특허 소송 타결”…리제네론·셀트리온, 미국 출시 합의로 시장 격돌
블록버스터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특허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리제네론과 셀트리온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서 합의점을 찾으면서, 내년 말부터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출시된다. 업계는 이번 합의가 연령관련 황반변성 등 주요 안과 치료 시장의 글로벌 경쟁을 본격화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셀트리온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특허 분쟁에 대한 합의 사실을 알렸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2025년 1월 1일 이후 미국 내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 공급이 가능해진다.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지식재산권 소송 역시 이번 합의로 기각될 예정이다. 합의의 재정 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로 유지된다.

아일리아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시력상실 위험이 큰 치명적 안과 질환의 필수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13조원에 달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신제품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아일리아 오리지널 의약품은 지난해 미국, 올해 유럽에서 물질 특허가 차례로 만료됐다. 이에 리제네론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제형·제조공정 관련 특허를 근거로 산도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포미콘, 마일란, 바이오콘바이오로직스 등 다수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중 암젠이 가장 먼저 소송에서 승소해 '파블루'라는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자격을 확보했고, 바이오콘·마일란 역시 리제네론과의 합의를 통해 내년 하반기 '예사필리' 출시가 예정돼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산도스의 ‘엔제부’도 리제네론과의 합의 덕에 내년 4분기 또는 그 이전 미국 출시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엔제부는 의료진 처방 없이 약국에서 다른 제품으로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인터체인저블’(상호 교환 가능) 바이오시밀러로 승인받아 시장 경쟁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일련의 합의와 특허 만료에 따른 시장 재편 속에서, 미국 FDA의 품목 승인 현황과 소송 합의 결과가 각 기업의 출시 일정과 경쟁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까지 합의나 판결이 나오지 않은 일부 기업에 대한 후속 조치와, 현지 보험·처방 구조 변화 등은 남아 있는 변수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확산은 오리지널의약품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다양한 치료 옵션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특허 만료 이후의 경쟁 구도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미국 시장 진입까지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복수 글로벌 업체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바뀌겠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소송 합의와 FDA 승인이라는 두 관문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세대 교체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