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보기 뼈아팠다”…김시우, US오픈 3R 공동 29위→톱10 희망 유지

초여름 이른 아침, 그린을 채운 긴장감이 김시우의 고요한 표정에 묻어났다. 한 번의 더블보기가 빚은 파장은 컸지만, 김시우는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3라운드가 끝난 지금, 그의 톱10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시우는 1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 3라운드에서 4오버파 74타로 경기를 마쳤다. 초반부터 조심스러운 라운드를 펼치던 김시우는 3번 홀에서 세 번의 퍼트를 시도하며 더블보기에 그쳤다. 곧바로 6번 홀에서 7.5미터에 달하는 장거리 버디 퍼트로 흐름을 되찾으려 했으나, 이후 보기 4개가 이어져 타수를 지키지 못했다.

사흘 합계 6오버파 216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전날 공동 8위였던 순위가 21계단 하락해 공동 29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선두권과의 격차는 생각보다 좁았다. 11위권 선수들과 불과 2타 차이에 불과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순위를 끌어올릴 여지는 남아 있다.

이날 또 다른 한국 선수인 김주형은 7오버파 217타로 공동 35위, 임성재는 11오버파 221타로 공동 5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극도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오크몬트 코스답게 언더파 선수는 겨우 네 명에 머물렀다. 샘 번스(미국)가 4언더파 206타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지켰고, 호주의 애덤 스콧, 미국의 J.J. 스펀이 1타 차 공동 2위로 뒤따랐다.

김시우는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톱10을 경험한 이후 더욱 단단해진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경기 후 “매 홀 집중하려 했지만, 그린에서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다림을 안겼다.

팬들 사이에서도 김시우의 경기력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SNS에는 “김시우가 다시 한 번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코스가 워낙 까다로운데 선방했다”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며 현지 분위기를 달궜다.

긴장의 바람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 필드, 김시우가 다시 한 번 자신만의 리듬으로 도전의 길을 걷는다. US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는 16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지며 마지막 숏게임의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