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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SEC 소송 끝났다”…미국 가상자산 규제, 불씨 남긴 합의
국제

“리플·SEC 소송 끝났다”…미국 가상자산 규제, 불씨 남긴 합의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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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일 미국(USA)에서 리플랩스(Ripple Labs)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5년에 걸친 법적 공방이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양측은 항소를 모두 취하하는 공동 동의서를 2025년 8월 7일 제출했으며, 이번 결정은 전 세계 가상자산 업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플의 XRP 토큰 판매가 미등록 증권에 해당한다는 2020년 제소에서 출발한 이 사건은 미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를 둘러싼 핵심 분쟁이었다.

 

전환점은 2023년 7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의 판결에서 비롯됐다. 토레스 판사는 XRP가 2차 시장 거래에선 증권성이 없지만, 기관 대상 판매에선 증권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 판결을 토대로 양측은 추가 협상 끝에 금전적 제재를 포함한 합의와 항소 포기로 분쟁을 매듭지었다. 법률 전문가 프레드 리스폴리는 X(구 트위터)에서 “끝났다(It is done)”고 밝히며 XRP 커뮤니티의 안도감을 대변했다.

리플·SEC 소송 종결…두 조건 시 재점화 가능성
리플·SEC 소송 종결…두 조건 시 재점화 가능성

그러나 리스폴리는 가상자산 규제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우려했다. 그는 만약 다음 미국 행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적대적인 정책을 도입하고, 의회가 관련 법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소송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정치권의 기류 변화가 리플 사건 재검토 또는 유사 집행으로 이어지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의회의 입법 공백이 SEC와 CFTC 등 연방 기관 간 권한 다툼을 악화시켜 법적 분쟁 부활의 토양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합의는 가상자산 시장 안정성을 높이고, 제도권 채택과 기관 투자 확대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가상자산 규제 정책의 분수령”이라 평가했다. 반면 로이터 등은 “정치·입법 환경에 따라 언제든 유사 분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신중한 시선을 전했다.

 

향후 가상자산 산업의 명확한 법적 지위 확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대형 소송은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리플 소송 종결이 미국 디지털 자산 규제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진단하며, 후속 입법과 규제체계 정비가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합의의 실질적 이행과 추가 입법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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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랩스#sec#x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