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억 달러 왕실 보물, 7분 만에 사라졌다”…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초대형 강도 사건에 충격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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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France)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19일 오전, 약 1억 달러(한화 약 1432억 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물이 한낮 강도에 의해 도난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했던 귀중한 역사적 보물이 진열장에서 노출된 채 강탈당하면서, 프랑스 내 여론과 국제 문화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현지 시각 19일 오전, 센강변 외벽에 이사 트럭을 위장 도구로 삼은 4인조 괴한이 사다리차를 설치해 박물관에 침입, 고성능 보안 유리 진열장 두 개를 단 7분 만에 파손하고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 물품에는 나폴레옹 1세가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목걸이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출처=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21일(현지시간) RTL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피해는 금전적 가치인 1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 역사적으로 회복 불가한 타격”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난된 외제니 황후의 왕관은 범행 직후 파손된 채 인근에서 발견됐고, 도난당한 대부분의 보물이 별도의 민간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여서 추후 복원이나 보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프랑스 문화부는 "국가 소장품 특성상 보물은 정부가 사실상 보험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범인들은 트럭을 이사 목적으로 빌리는 척 위장, 관계자를 협박해 차량을 탈취한 뒤 해당 트럭을 파리 북쪽 35km 떨어진 ‘루브르’ 마을에서 강탈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베퀴오 검사장은 “트럭 확보 지역 ‘루브르’는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 이후,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체계에 대한 우려와 비판 목소리가 프랑스 문화계 및 시민사회에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수사팀 규모를 100명으로 확대해 범인 추적과 도난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요 매체들은 “역사적 상징마저 훼손됐다”는 대중의 실망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루브르의 치명적 허점이 드러난 순간”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범인 검거와 도난 보물의 회수 여부, 그리고 박물관 보안 체계의 전면 재정비가 국제 문화재 보존과 유산 보호 논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박물관의 안전 대책 강화와 초국경 보물 밀거래 감시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초대형 강도 사건이 문화재 안전의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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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박물관#프랑스왕실#보물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