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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2관왕 탄생”…제퍼슨, 여자 스프린트 더블→아버지와 감동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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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2관왕 탄생”…제퍼슨, 여자 스프린트 더블→아버지와 감동 드라마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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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경기장에 울려 퍼진 함성은 단순한 금메달의 기쁨 너머, 꿈과 희망의 서사에 공명을 더했다. 결승선을 끊는 제퍼슨의 몸짓에 모두의 시선이 모였고, 21초68이라는 순간은 여자 스프린트 역사에서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12년 만에 100m와 200m 두 종목을 모두 정복한 감동은 선수 자신과 팬들 모두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2025년 7월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 결승에서 제퍼슨은 21초68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며칠 전인 14일에는 100m 결선에서 10초61의 대회 신기록을 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제퍼슨은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처음으로 세계육상 여자 100m, 200m 스프린트 더블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미국 선수로는 최초로 이 기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200m 금메달은 2009년 이후 16년 만의 쾌거로 남았다.

“여자 100·200m 더블 달성”…제퍼슨, 12년 만에 세계육상 석권 / 연합뉴스
“여자 100·200m 더블 달성”…제퍼슨, 12년 만에 세계육상 석권 / 연합뉴스

제퍼슨의 질주는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대표 선발전에서 100m와 200m를 모두 제패하며 기대를 모았고,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는 100m 역대 4위, 200m 역대 8위 기록을 동시에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앞으로 21일 열릴 400m 계주에서도 우승이 유력해, 여자 단거리 3관왕이라는 대기록 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기가 끝난 뒤 제퍼슨은 세계육상연맹과의 인터뷰에서 “프레이저-프라이스 이후의 기록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400m 계주에서도 팀과 함께 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미국 여성 최초의 스프린트 더블에 대해 “앨리슨 필릭스를 존경한다. 미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매우 뜻깊다”며 진한 감회를 표했다.

 

제퍼슨이 남긴 이야기는 기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타운 출신으로, 2018년 고교 시절 암을 앓던 아버지 멜빈 제퍼슨에게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식해 생명을 나눈 스토리는 미국 스포츠계에도 큰 울림을 줬다. 아버지는 도쿄 세계선수권 결승과 파리올림픽의 순간마다 딸과 함께 하며 각별한 가족 사랑을 보여줬다.

 

고향 조지타운에서는 2023년을 '제퍼슨의 날'로 기념하며 퍼레이드와 축제를 이어왔다. 동료들과 현지 팬들, 미국 언론까지도 ‘아버지를 구한 딸’이란 수식어를 남기며, 이번 도쿄 세계선수권에서의 더블 우승에 경의를 표했다.

 

뜨겁던 현장과 조용한 뒷이야기, 두 가지 드라마가 포개지는 2025년 여름. 제퍼슨은 자신의 트랙 위에서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통해 스프린터의 길을 새기고 있다.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의 감동과 기록은 스포츠를 넘어선 위로와 영감으로 남았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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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세계육상선수권#조지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