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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아래 파란 바다”…통영에서 만나는 하루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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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아래 파란 바다”…통영에서 만나는 하루의 쉼표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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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영으로 짧은 여정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한때 특별한 피서지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바다와 자연, 예술이 어우러진 일상적 여행의 무대가 됐다.

 

11일 오전 통영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드는 흐린 날씨였지만, 바다는 여전히 푸르렀다. 기온 29도, 체감온도는 살짝 더 높았다. 습도도 높았지만, 미세먼지는 깨끗해 숨을 깊이 들이마실 수 있는 하루. 그만큼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오늘 같은 평일에도 여행객들은 여유를 찾아 통영을 찾는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제승당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제승당

특히 욕지도는 파란 바다와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산책로, 높게 우뚝 선 등대가 여행객의 시선을 붙든다. 한산함과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잔잔한 파도 소리 덕에 SNS엔 ‘욕지도 인증샷’이 부쩍 많아졌다. 통영 앞바다의 속살을 더 가까이 경험하고 싶다면 충무공크루즈관광도 인기다. 배에 올라 한산도와 작은 섬들을 돌며 바라보는 탁 트인 풍경은 사진보다 더 선명한 추억으로 남는다고 방문객들은 표현했다.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끼려면 제승당이 빠질 수 없다. 임진왜란의 치열한 역사가 서린 이곳 유적지에서 여행자들은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한 여행객은 “앞바다를 보면,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결기가 전해지는 듯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잠시 더위를 피하고 싶을 땐 동백커피식물원을 찾는다. 초록이 우거진 공간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쉬는 이들 모습이 정겹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식물 속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는 후기가 많다.

 

실내외를 넘나드는 도심 여행도 늘고 있다. 동피랑 벽화마을엔 알록달록한 골목길이 이어진다. 벽마다 그려진 그림들은 추억의 한 조각이 되고, 전망대에 오르면 통영 바다와 시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실제로 기자가 오전에 섬을 둘러보고, 오후엔 도심 명소를 찾으며 이동하니 날씨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새로운 풍경에 둘러싸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는 흐림과 비 소식이 이어지므로, 오전엔 바다나 전망 포인트, 오후엔 실내 공간이나 벽화마을처럼 우중충한 날에도 어울리는 곳들로 코스를 짜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커뮤니티에도 “비 오는 통영도 운치 있다”, “골목에서 만난 바다냄새가 오래 남는다”는 여행 후기 글이 눈에 띄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근거리 도시 여행에서 자신만의 취향, 가벼운 산책, 지역의 문화적 경험을 고루 누리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통영은 자연과 역사의 결, 도심 속 예술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사소하지만 여행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바다 앞에 서는 뒷모습, 벽화골목의 작은 사진 한 장이 일상을 환기시키는 힘이 된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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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욕지도#동피랑벽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