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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마다 삶을 새긴 문장들”…이동진, 신작 영화에 던진 뼈아픈 직감→시선 온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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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마다 삶을 새긴 문장들”…이동진, 신작 영화에 던진 뼈아픈 직감→시선 온도 바뀌나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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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면들이 고요하게 켜켜이 쌓여 있던 관람의 밤,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은 차분하게 스크린 위에 각인됐다. 신작마다 각기 다른 표정과 결을 지닌 영화들 앞에서 그는 어느 때보다도 정확하고 깊은 리듬의 언어로 감상과 의견을 전했다. 익숙한 날조차 낯설고 굴곡진 삶의 파편은 이동진의 목소리를 통해 더 단단한 온도로 확장됐다.

 

이동진은 최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이번 주 개봉작을 포함한 신작 여러 편에 대해 별점과 한 줄 평을 남기며, 오랜 시간 쌓인 평론가의 내공을 농밀하게 드러냈다. 영화 ‘3학년 2학기’에는 3.5점(5점 만점)을 주며 “장면마다 또렷이 음각돼 있는 노동영화의 살과 뼈”라는 감각적인 한 줄 평을 곁들였고, ‘3670’엔 3점과 함께 “역동적으로 관계를 포착하고 세밀하게 감정을 응시한다”는 말로 영화의 기운을 요약했다.

영화 '3학년 2학기' / '3670'
영화 '3학년 2학기' / '3670'

이어 ‘부재’에는 3점을, “공간에 고이거나 흐르는 삶의 자취를 가만가만 짚는다”는 평을 내렸고, ‘너는 나를 불태워’는 4점을 받았다. 이 작품엔 “텍스트의 거품 속에서 뒹굴며 배우는 영화의 몸”이라는 소재와 영화의 심상에 대한 곡진한 언어가 이어졌다.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에는 3.5점, “어긋나고 바뀌고 빗나가고 미끄러지는 일상의 파편들이 시적으로 안온하다”는 문장이 담겼다.

 

‘내 말 좀 들어줘’ 역시 4점을 받으며 “폭포 같은 말과 사막 같은 침묵 사이로 흐르는 삶의 어두운 강물을 들여다보면”이라는 진중한 한 줄을 남겼다. ‘아임 스틸 히어’에는 “결국 미소와 품위를 잃지 않는 자가 끝내 지치지 않는다”는 삶에 대한 조용한 위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는 “한계를 뛰어넘은 듯 다가오는 액션들이 구조적 결함까지 넘어서 질주한다”는 평가로 작품의 양면성을 꺼냈다.

 

‘어글리 시스터’, ‘악마가 이사왔다’, ‘좀비딸’ 등 다채로운 신작에도 각각의 힘을 짚어내며, 때로는 뼈아프게, 때로는 따뜻하게 영화 내면을 비췄다. 평론가 특유의 세밀한 시선과 문학적 언어는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개성 있는 관점과 섬세한 감상으로 매 순간 영화의 가치를 되짚은 이동진의 이번 평점과 한 줄 평은, 신작에 향한 기대는 물론, 관객의 시선을 한 번 더 영화로 유도했다. 각 영화별 한 줄 평에 담긴 사려 깊은 온기는 오는 시기 한국 영화계 흐름에도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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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3학년2학기#3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