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력·공조 시장 연계→산업 지형 재편

조수빈 기자
입력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일명 ‘AI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국내 IT·바이오 산업의 핵심 주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축으로 한 반도체 업체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차세대 메모리 수요 증가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고,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 냉각 솔루션 및 공조 설비 시장 또한 동반 팽창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 21일 업계 및 정부계 발표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경쟁력 확충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전국 각지에 분산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AI 고속도로’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 사업은 중앙 집중형이 아닌 전국 단위의 데이터 인프라 분산을 의도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를 촘촘히 구축하고자 한다. AI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구축은 메모리 분야 글로벌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실질적 매출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두 회사는 HBM과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어 산업 지형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동시에 ‘AI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R&D 지원 정책에 힘입어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시장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력·공조 시장 연계→산업 지형 재편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력·공조 시장 연계→산업 지형 재편

실제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리벨리온은 삼성전자의 5세대 HBM3E 메모리를 채택한 NPU를 생산하고 있고, 퓨리오사AI 역시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3 기반의 고성능 AI 칩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러한 대기업-스타트업 간 협력 생태계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산에 따라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통상적인 데이터센터 대비 6~1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 특성상 LS전선, 대한전선과 같은 초고압 케이블 제조 기업들의 국내 수요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 사용 증가에 따라 열 관리 및 냉각, 공조 설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업체 플랙트그룹을 인수해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으며,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 함께 액체 냉각 솔루션 적용 시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네이버, KT,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은 클라우드 및 AI 데이터센터를 발판으로 자율주행, 로봇, 물류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어, 데이터센터 생태계는 반도체-전력-공조-IT 서비스로 유기적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100조원 규모의 AI 투자 유치를 선포한 만큼,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대의 전초적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조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성전자#ai데이터센터#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