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8명 전격 선택”…삼성, 두산전 대반전 승부수→박진만 감독 전략에 쏠린 시선
패턴이 뒤집히는 순간, 야구장에 진한 긴장감이 번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도전적 결단으로 1번부터 8번까지 좌타자를 일제히 기용하는 파격 라인업을 선보였다. 스타팅 멤버 전면 변신이 가져올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변화는 이날 경기장 전체를 숨죽여 바라보게 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그간의 관행을 깨고 좌타자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번 김지찬부터 8번 김재성까지 모두가 왼손 타자였으며, 9번 양도근만이 우타자로 출전했다. 이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삼성의 모든 좌타자가 한번에 출전한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이 같은 전환의 배경에는 두산 선발 곽빈의 좌우타자 상대 기록이 자리했다. 곽빈은 올 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96로 매우 강했지만, 좌타자에게는 0.346이라는 뚜렷한 약점을 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팀 내 모든 왼손 타자를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 경기 국한 전략이 아니라, 최근 하락세의 흐름을 살피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지도 담겨 있었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깊은 부진에 빠져 7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박진만 감독은 “팀에 좀 더 강인한 투쟁심이 필요하다”며 선수들의 태도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전날 새 외국인 투수 헤르손 가라비토가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점도 긍정 신호로 작용했다. 박진만 감독은 “가라비토는 타자를 위협할 만한 구위를 갖췄고, 유니폼 단추를 풀고 던지는 모습에서 팀의 온순함을 깨는 투지를 봤다”고 전했다.
특히 라인업 변화와 더불어 투쟁심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선수단 곳곳에 번지고 있다. 일회성 변신에 그칠지, 아니면 앞으로 남은 시즌 삼성의 반등 신호가 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두산전 결과에 따라 향후 라인업 기조 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거운 침묵과 뜨거운 시선이 교차하던 야구장, 박진만 감독이 심어준 변화의 씨앗은 이제 선수들과 팬들 모두의 마음속에 지켜볼 또 다른 이야기로 새겨졌다. 잠실구장을 가르는 새로운 바람처럼, 삼성의 도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두산전 이후의 행보는 팬들에게 색다른 기대감을 안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