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주사제로 비만율 뚝”…릴리, 매출 1위 등극에 시장 격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가 제약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당뇨에서 시작된 이 약물군은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입증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비만율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등 사회적 영향력과 시장성이 동시에 주목받는다. 업계에선 "글로벌 매출 1위 약물이 처음으로 비만 치료제가 된 건 산업 구도의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원래 인슐린 분비를 돕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그러나 식욕 억제 및 체중 감량 효능이 미국 임상에서 확인되면서, 비만 시장에 쓰임새가 확장됐다.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부작용이 적고, 약효도 강해 지난해부터 미국 내 처방이 급증했다. 연속적 주사제 형태(젭바운드, 마운자로)가 대표적으로, 기존 알약 대비 주입 빈도를 줄이고 체중 감소율을 10% 이상 높였다는 임상 결과도 나왔다.

최근 미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비만율은 2022년 39.9%에서 올해 37%로 3년 연속 감소했다. GLP-1 주사제 이용률은 작년 2월 5.8%에서 올해 3분기 12.4%까지 두 배 넘게 성장했다. 특히 여성의 체중 감량제 사용률이 15.2%로 높아, 여성 비만율이 남성보다 빠르게 감소하는 동향도 확인된다. 체중 감량 약물 인지도 역시 1년 만에 80%에서 89%까지 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매출 구조의 구조적 변화까지 포착되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2024년 3분기 마운자로·젭바운드 두 제품의 글로벌 매출이 100억9000만 달러(14조43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까지 처음 제칠 정도의 규모다. 미국 매출만 71억2000만 달러(10조1823억원)를 거뒀으며, 젭바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급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과 시장 확장은 기존 항암제 중심의 글로벌 신약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GLP-1 기반 신제품 개발과 임상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2030년까지 GLP-1 계열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약가 인하 정책 등 규제 이슈도 부각된다. 릴리는 미국 정부의 약가 압력에도 불구, 고성장을 이어간 점에서 규제 환경 적응력이 주목받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GLP-1 주사제 상용화가 약물 시장의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비만 치료제 패러다임 전환이 장기적 건강관리 정책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비만 치료제 혁신이 실제 공공 의료와 시장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확산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