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 조기검진 확대”…국가암검진, 국내 위암 생존율 견인
위암 조기진단을 위한 위내시경 검진이 한국 암 치료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최근 국가 차원의 암검진 사업과 의료기술 발전이 결합되며 위암 환자의 생존율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위암 진단 환자는 2022년 기준 2만9487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10%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위내시경 정기검진이 한국형 암 극복 전략의 분기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암은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과 함께 6대 암으로 분류된다. 진단 시기별 예후 차이가 뚜렷한 질환으로, 국제암연구소는 한국의 위암 연간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27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몽골,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초기 위암 환자의 80% 이상이 증상이 없어 ‘조용한 암’으로 불리며, 40세 이상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8~2022년 위암 5년 상대생존율은 78.4%로, 2000년대 초반(58.0%)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생존율 상승은 위내시경의 보편화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내시경은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식도, 위, 십이지장 등 소화관 내 병변을 직접 관찰ㆍ조직검사하는 정밀진단 기법이다. 기존 엑스레이나 CT와 달리 암이나 전암 병변을 조기에 육안 식별 가능하며, 조직검사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검사, 내시경적 절제술 등 치료적 접근도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국가암검진 사업은 만 4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2년마다 무료 위내시경 검사를 지원한다. 의료계에서는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위암 환자의 10%는 진단 당시 이미 4기로 진행돼 수술적 완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진행위암의 5년 생존율은 10% 수준이지만, 조기 발견시 내시경 절제술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기술 측면에서도 진단 장비의 미세화, 영상화질 개선, 내시경 인공지능 판독 기술 등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미지 인식 AI를 활용해 조기 병변을 탐지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미국 등도 정밀 내시경, 조직 진단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국가 단위 검진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정책 인프라는 한국이 주요 선도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암 진단 분야의 의료 데이터 표준화, 판독 AI 적용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임상 신뢰성, 제도적 인증이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위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며 “국가 정책과 기술 발전이 맞물려야 시장 안착과 궁극적 의료비 절감도 함께 달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위내시경 기반 조기검진이 실제 의료현장과 국민 건강에 얼마나 뿌리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제도, 데이터의 균형이 암 조기진단 시장의 지속 성장에 핵심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