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 마스크 1천800만장 폐기 위기”…박성훈, 정부 혈세낭비 우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기에 대규모로 비축한 마스크 1천800만여 장이 유통기한 만료를 앞두고 대량 폐기될 위기에 직면했다. 긴급 방역물자 확보에 투입된 대규모 예산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 혈세 낭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을)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정부가 보유한 비축 마스크 3천728만여 장 중 절반에 해당하는 1천861만여 장의 유통기한이 6개월도 남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비축량 역시 유통기한이 1년에서 1년 6개월여에 불과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초기 정부가 마스크를 ‘긴급수급 조절 물자’로 지정하고 1억5천만 장 이상의 물량을 비축한 뒤, 2023년까지도 매년 수천만 장씩을 추가로 구매해온 결과다.

팬데믹이 종료되며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연간 마스크 방출량은 2022년 1억2천700만 장에서 지난해 600만 장 수준까지 떨어졌다. 재고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결국 유통기한 내에 물품 활용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성훈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수요 급감이 예견됐음에도, 정부가 수요 예측과 재고 조정에 신경을 쓰지 않아 국민 혈세 수십억원이 든 마스크가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예비 비축은 필요하지만, 관리 부실로 대량 폐기가 반복된다면 명백한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마스크를 복지시설이나 해외 취약국 지원 등 사회공헌 사업에 적극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신속하게 활용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더 큰 자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마스크 비축물자 관리 실태와 관련해 “유통기한 내 최대한 방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수요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정책운용 책임론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국민들은 방역비축물자 관리 체계의 개선과, 사회전반적인 활용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회는 이번 사안에 대한 추가 질의와 제도 개선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