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가 진단 이끈다”…강직성척추염, 조기진단 치료 경쟁 심화
강직성척추염이 첨단 분자진단과 유전체 해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정밀의료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배우 이동건이 직접 진단 사실을 밝혀 대중적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업계는 유전자 검사 기반 조기 진단이 환자 관리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진단·치료 플랫폼 기업들은 ‘초기 감별’ 기술 고도화를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우며 희귀 난치성 염증질환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흐름이 ‘만성 요통’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자, 전신질환 관리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동건이 한 방송을 통해 밝힌 ‘강직성척추염’은 척추 및 천장관절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움직임이 둔해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영상검사에서 척추 아래 천장관절에 염증(천장관절염)이 발견되면 진단이 이뤄진다. 이 질환은 허리 통증과 함께 척추, 사지, 흉곽 등 다양한 관절과 장기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할 경우 호흡 곤란이나 장기 합병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강직성척추염 진단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HLA-B27’ 유전자 검사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이 유전자형(HLA-B27 양성 보유)과 연관돼 있어, 분자진단 기반 패널 검사로 조기 감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건강인에서도 HLA-B27이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 증상, MRI·엑스레이 등 영상검사와 면밀한 연계가 필수적이다. 최근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분자 이미징 등 IT/바이오 융합기술 적용이 늘면서 진단 정확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오진율 감소와 조기 치료 진입 시점 확보가 업계 과제로 꼽힌다.
시장 활용 측면에서는 젊은 남성층(20~30대, 여성 대비 3~4배)에서 두드러진 발병 양상을 고려한 유전·임상 정보 기반 맞춤형 질병관리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환자들은 단순 요통과 달리 아침 강직, 운동시 호전, 휴식 중 악화 등 특이 증상을 겪어 척추디스크와 감별이 필요하다. 최근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들은 병원-검사실-보험사가 연계된 환자 맞춤형 알림·치료 가이드 제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의 바이오벤처들이 조기 진단 키트, 영상 AI 분석 솔루션, HLA-B27 연관 바이오마커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 영상평가나 진통제 처방이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유전체 해석·유전자 판독 자동화 기술 도입이 치료 지침의 표준화와 실효성 향상에 기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국내외 규제 환경에서도 환자 데이터 보호, 분자진단 장비·검사의 적정성 심사, 의료 접근성 강화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 확대, 원격진료 플랫폼 내 데이터 보안 기준 강화, 유전자 검사 결과 활용 윤리 논의도 동시에 이뤄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창구를 넓히는 동시에, 기술 도입 과정에서의 윤리·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주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은 초기 증상이 허리 디스크와 유사해 간과되거나 오진되는 일이 잦다”며 “증상이 만성적이고, 천장관절 영상을 면밀히 판독해야 조기 진단이 가능하므로 고도화된 진단 프로토콜과 숙련된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유전자 검사 기반 조기 감별 흐름이 실제 만성 염증 질환 시장 전반에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