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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기관과 자금 몰려 11만 달러 돌파”…월가 출렁임에 시장 시선 왜 집중되나→거시불안이 만든 미래
국제

“비트코인, 기관과 자금 몰려 11만 달러 돌파”…월가 출렁임에 시장 시선 왜 집중되나→거시불안이 만든 미래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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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빛이 얽혀 있는 글로벌 금융의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은 2025년 5월 22일, 그 존재감을 다시 한번 세계 시장에 각인시켰다. 마치 거대한 조류가 깊은 바다 밑에서부터 지상으로 솟구치듯, 코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11만1천 달러라는 새로운 경계선을 넘어섰다. 바이낸스 시장에서 잠시 스쳐간 순간의 최고치는 11만1천867달러. 그리고 이제 전 세계가 그 서술의 중심을 비트코인으로 향한다.

 

이날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조2천억 달러,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온 세계의 금전적 열망과 불안을 삼켜냈다. 상승의 무대 뒤편에는 세 가지 엔진이 동시에 회전했다. 첫째, 미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으로 밀려드는 막대한 자금.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Bitcoin Trust(IBIT)는 이 물결의 중심지였다. 5월 21일 단 하루 동안 6억700만 달러가 ETF로 유입되고, 그중 5억3천만 달러가 IBIT에 쏟아졌다. IBIT는 11일 사이 27억 달러, 전체 비트코인 ETF 시장의 유입자금은 420억 달러를 단숨에 넘겼다. ETF Store 회장 네이트 제라시는 “연속된 자금 유입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언급했으며,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도 “신고가가 유입 열풍을 이끌었다”고 진단한다.

비트코인, 사상 첫 11만1천 달러 돌파…급등 이유는 기관 유입·거시불안 ‘3중 상승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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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상장기업들의 저돌적인 매입. 스트래티지와 메타플래닛을 중심으로, 거대한 상장사들이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전환 중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36억 달러 규모 합병을 거쳐 트웬티원 캐피탈이 상장 채비를 마쳤고, 이 회사는 4만2천 개의 비트코인을 쌓아올렸다. 또한,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구조를 꿈꾸고 자금 배정에 속도를 냈다. KULR 테크놀로지 그룹은 보유량을 800 BTC까지 늘리며, 프랑스의 국영 투자은행 Bpifrance,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서도 기업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향했다.

 

세 번째 축은 거시경제의 바람. 일본 초장기 국채시장이 흔들리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고치 3.14%로 치솟았다. 일본은 미국 국채 최대 손님 중 하나이니만큼, 미국 8조 달러 규모 국채 상환 기로에 불확실성은 더해간다. 이와 때를 맞춰, WSJ 달러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고, 대규모 투기 비달러 포지션이 시장을 뒤흔든다. 채권 수익률은 오르지만, 유동성 부족이 마음을 짓누르기에, 각국 정부는 결국 유동성 공급 외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세계 통화공급량(M2)은 서서히 상승 반전을 그리며 암호자산이 다시 활기를 얻는 배경이 됐다. 특히 미국, 유로존, 중국, 일본의 늘어난 M2는 비트코인 가격에 약 3개월가량의 후행 효과를 만들어냈고, 달러 약세와 글로벌 유동성 증가는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파생되는 해석들은 이 변화의 무게를 짚어낸다. 멀티코인 캐피탈의 투샤르 제인은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국채, 달러, 주식에서 손을 떼고, 점점 더 비트코인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 변화는 느리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질서로 전환될 것이란 예감이 팽배하다.

 

글로벌 금융구조의 변곡점에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자산군은 단순한 투기의 대상이 아닌, 불확실성 시대의 새로운 대안적 자산으로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긴장은 지속되고, 세계의 시선은 조용하지만 뜨겁게 다음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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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ibit#블랙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