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7.74로 마감”…코스피, 나흘째 랠리 속 환율 1,380원대 진입
6월의 증시가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숫자 위에 멈춰 섰다. 코스피는 19일 2,977.74로 거래를 마치며 전일 대비 0.19% 오름세를 보였고, 나흘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더했다. 분주하게 흐르는 자본의 강물 위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 동결 소식과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중동의 지정학적 문제가 교차하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복잡하게 흔들고 있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989.56까지 치솟으며 3,000선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폭이 눌렸고, 시장은 강보합세로 조용히 숨을 고르는 선택을 택했다. 나흘 연속 오른 코스피는 6월 들어 12거래일 중 11일을 양봉으로 채웠다. 누적 상승률은 10.38%에 달하며, 시장의 기대와 불안이 빚어낸 독특한 흐름이 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 10.8원 만에 1,380.2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지난 5월 30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맞이하는 숫자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자금 이동과도 촘촘하게 얽혀 있다.
수급 주체들의 표정도 뚜렷하게 엇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3,510억 원 순매수세로 지수의 버팀목이 되었으나, 외국인은 873억 원, 기관투자가는 3,016억 원 순매도로 시장의 분위기를 달리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2,499억 원 규모를 내다팔았다. 시장 안팎으로는 FOMC의 금리 동결 외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군사 대응 검토 등 중동발 리스크가 부담 요소로 번지고 있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기 1.00%, 0.20% 하락하며 반도체주가 힘을 내지 못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이 상승세를 펼쳤고, 방산과 조선 업종이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강한 오름세를 지속했고, 특히 네이버는 JP모건의 목표가 상향에 힘입어 이틀째 주목받았다.
업종으로는 IT서비스, 섬유의류, 건설이 올랐고, 전기가스, 제약, 통신 업종은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그 흐름을 이어받았다. 782.51에 마감돼 0.36% 올랐고, 에코프로비엠, HLB, 파마리서치, 펩트론, 코오롱티슈진 등이 방긋 웃었다. K-콘텐츠 지원 정책 기대감이 스튜디오드래곤과 팬엔터테인먼트 등 미디어주를 끌어올렸고, 분야별로는 희비가 교차했다.
투자자들은 업종별 매수세가 부각되는 속에서 순환매가 드러났고, 시장 전문가인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3,000포인트 근처에서 차익 매물이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FOMC 변수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인터넷과 방산 같은 섹터는 뚜렷한 보강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3조7,520억 원, 코스닥은 7조5,3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숨 가쁜 숫자 속에 남겨진 과제는 분명하다. 중동 긴장이 환율과 외국인 투자 행태에 어떤 변화를 심을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등장했다.
이제 시장은 거센 파도 앞에서 좀 더 신중한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는 이 불확실성의 계절을 지나며 환율과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내부 순환매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다가오는 거시경제 지표 발표와 함께, 시장은 또 한 번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