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속 식중독 비상”…식약처, 고온다습 환경 위생관리 촉구
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이 세균과 곰팡이 번식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식중독 발생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집중호우 시기 농수산물 및 가공식품 오염 사례가 늘어난다며, 식재료 취급과 위생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연이은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여름이 ‘식중독 예방 관리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번 식약처의 권고는 식중독 발생 메커니즘과 각 식재료별 안전 보관법 및 위생 관리 체계에 초점을 맞췄다. 고온·고습 조건에서 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 증식 속도가 2~3배 이상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 침수 및 범람으로 인한 가축 분뇨·퇴비 유입 시 농작물과 수돗물 오염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집중호우로 변질이 의심되거나 범람된 식품, 냉장·냉동 보관이 어려운 정전 상황의 식자재는 반드시 폐기해야 하며, 땅콩 및 견과류는 습기로 인한 곰팡이 독소(아플라톡신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밀봉해 냉장·냉동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실제 수박·참외·복숭아 등 껍질이 두꺼운 과일류는 세척제와 수돗물로 표면을 우선 깨끗하게 세정한 뒤 섭취하는 것이 권고된다. 샐러드나 생채 등 비가열 채소류는 염소 소독액(100ppm)에서 최소 5분 이상 담갔다가 세 번 이상 깨끗이 헹군 후 바로 먹거나, 추가로 가열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리 전후 손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어 교차 오염을 막고, 조리도구는 열탕 소독 후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정전 또는 물 공급 차질 시에는 냉장고 보관 식품 변질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장시간 보관 식품은 변질 우려 시 즉시 폐기하며, 섭취 전에는 85도 이상 충분한 온도로 재가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수돗물 사용이 불가한 상황에서 약수터나 지하수를 쓸 경우 반드시 끓여 사용해야 하며, 살균 소독 장치의 작동 상태 확인도 중요하다.
국내 식품위생법은 대량 조리시설 및 식품 공급업체에 위생기준 준수와 1차·2차 오염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 CDC, 일본 후생노동성 등도 번개 침수 시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시 식품 위생 매뉴얼을 가동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상기후로 집중호우, 단기 정전 리스크가 빈발함에 따라 식중독 관리 기술과 정보 제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에서 안전한 식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식중독 예방 정보를 폭넓게 제공하고, 실효성 있는 현장 위생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장마철 위생 관리 수칙이 현장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