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유예에 수출 활력”…싱가포르 2분기 4.4% 성장, 연간 전망도 상향
현지시각 12일, 싱가포르(Singapore) 정부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다고 발표하며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았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USA)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유예 결정이 단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가운데 이뤄져 국제 무역 환경에 대한 변동성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2분기 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4.3%를 0.1%포인트 상회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 역시 1.4%로 집계돼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 정부의 4월 관세 부과 90일 유예로 글로벌 수요가 일시적으로 강화됐고, 이를 틈타 기업들의 수출 선점 경향이 가속화된 것이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유예 조치의 영향력에 대해 통상산업부는 “관세 부과 이전 수출이 집중적으로 확대돼 생산과 수출에 단기 활기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의약품과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출하 증가가 전체 GDP 성장률 견인에 한몫했다.
전년도 4월 관세 부과 예고 당시 위축 우려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1.0~3.0%에서 0~2.0%로 하향 조정했던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실적과 환경 변화를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을 1.5~2.5%로 상향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동남아시아 경제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미국이 싱가포르 주력 수출품에 100~25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 글로벌 수요 위축 및 제조업 성장 둔화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가 타국에 비해 10%로 낮은 상호관세를 적용받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생산 강화를 위한 추가 관세 압박을 언급하면서 지정학적·공급망 리스크도 다시 부상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 현지와 글로벌 주요 매체도 이에 주목했다. 미국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예가 아시아 수출국 경기 회복에 숨통을 틔웠다”는 평가를 내놨다. 로이터통신 역시 “단기 호재가 거시적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조업 중심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에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가 지속적으로 투자자 및 업계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싱가포르뿐 아니라 주변국 역시 상황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할 전망이다.
이번 경제지표 호조가 하반기 동남아시아와 세계 경제의 기조변화로 이어질지 국제사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