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3-2 극적 드라마”…크리스털 팰리스, 창단 120년 만의 커뮤니티실드→웸블리 전설 탄생
웸블리 스타디움에 모인 팬들의 숨소리마저 잦아든 승부차기 순간, 크리스털 팰리스는 긴 기다림 끝에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마지막 키커 저스틴 데버니가 골망을 흔들던 찰나, 구단 창단 120년을 기다려온 역사가 기적처럼 완성됐다. 선수단의 눈가에는 감격이 고였고, 스탠드에는 푸른 깃발이 파도쳤다.
2024-2025시즌 커뮤니티실드는 런던 웸블리에서 펼쳐졌다.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리버풀과 창단 첫 FA컵 우승팀 크리스털 팰리스가 단판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은 자리였다. 경기 초반에는 리버풀의 신입 공격진 위고 에키티케가 이적 후 첫 선제골에 성공하며 경기의 흐름을 리드했다. 하지만 곧바로 크리스털 팰리스의 장필리프 마테타가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은 거칠 것 없는 속도로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전 한때 리버풀이 제레미 프림퐁의 돌파와 크로스성 슈팅으로 다시 앞서갔지만, 후반전 이스마일라 사르가 중거리 슛으로 재차 동점을 만들며 마지막까지 예측불허의 흐름이 이어졌다. 정규시간 90분이 종료될 때까지 어느 쪽도 승부를 확정짓지 못해, 양 팀은 곧바로 승부차기로 돌입했다.
리버풀은 무함마드 살라흐와 맥 앨리스터, 하비 엘리엇이 모두 결정적인 순간 실축하며 흔들렸다. 크리스털 팰리스 역시 에베리치 에제, 보르나 소사가 실축을 기록했으나, 저스틴 데버니가 다섯 번째 키커로 성공하며 3-2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경기는 양 팀 모두 세밀한 전술과 조직력, 새 얼굴들의 적응력을 점검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마테타와 사르가 각각 1골씩, 데버니가 승부차기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신구 조화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우승으로 크리스털 팰리스는 190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커뮤니티실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구단 역사를 다시 썼다. 지난 5월에는 맨체스터 시티를 두드리며 첫 FA컵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반면, 리버풀은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리버풀은 이적생들의 활약 속에서도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웸블리 스타디움에 퍼진 환호와 아쉬움은 팬들 마음에 오래 남을 장면으로 기록됐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새로운 서사는 향후 프리미어리그 시즌에도 뜨거운 화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여름 밤을 물들인 커뮤니티실드 명승부의 뒷이야기는 경기 여운과 함께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