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신혼집에서 흐르는 첫 바람”…주지호·정종훈, 직접 손질한 집→민박집의 꿈길로 이어진 용기
따사로운 바람과 함께 시작된 울릉도의 하루에는 주지호, 정종훈 부부의 새로운 계절이 흐르고 있다. 오랜 장거리 끝에 사랑을 이어온 두 사람은 바쁜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바다에 안긴 신혼집에서 진짜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의 분주함을 마주하던 나날이 지나고, 아득한 섬마을의 품에 안긴 신혼집에서 두 사람은 함께여서 가능한 기쁨을 단단히 끌어안았다.
울릉도로 향한 이주는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여정이었다. 42년 묵은 집을 직접 고치는 수고로움, 새벽마다 손에 묻은 페인트 냄새와 시멘트가 뒤섞이는 고단함 속에서도 서로를 북돋으며 시간을 쌓았다. 수정과 보수가 반복된 시간은 평범한 신혼의 달콤함을 밀어냈지만, 그 자리에 두 사람 손끝에 남은 기억과 웃음이 오롯이 남았다.

고치고 다듬어 완성한 집 2층에서 시작된 민박집에는 이제 또 다른 만남과 이야기가 피어난다. 날마다 바뀌는 섬의 풍경, 낯선 이방인과의 인연, 옥상에 고인 빗물과 반복되는 소소한 고민까지, 부부는 자연스레 자신들만의 리듬을 배워가고 있다. 두 손으로 일군 텃밭에서 애호박 뿌리를 뽑던 어설픈 순간도, 따스하게 서로를 바라보던 저녁도, 모두 부부에게는 다시없을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된다.
울릉도에 적응하며 주지호는 재택 디자이너로 삶을 이어가고, 정종훈은 번아웃을 떨쳐내고 천천히 삶의 기쁨을 되찾아간다. 미래를 향해 발걸음만 재촉하던 시간이 지나, 비로소 오늘의 작은 행복이 얼마나 값진지 깨닫게 된 것이다. 집을 직접 고치고 민박집 간판을 달며 차곡차곡 다듬은 흔적에서, 동행의 의미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두 사람이 완성한 신혼집과 민박집의 풍경은 그 자체로 울릉도의 또 다른 희망이다. 서툴지만 한 발씩 내딛은 변화, 바닷바람에 묻어나는 설렘과 함께 울릉도에 뿌리내리고 있는 새로운 일상. 함께이기에 도전할 수 있는 오늘이 주지호와 정종훈 부부에게 가장 반가운 선물로 남는다. 두 사람의 섬 생활 두 번째 이야기는 ‘인간극장’을 통해 8월 13일 수요일 오전 7시 50분, 시청자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