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마리엘, 숨은벽 포옹한 순간”…영상앨범 산, 서울의 심장서 치유를 찾다→도심 탈출 향한 용기의 여운
도심의 아스팔트가 끝나는 순간, 북한산의 푸른 품이 이상은과 마리엘을 부른다. 서울의 가장자리에 자리한 등산로를 오르며 두 사람은 바람과 햇살, 그리고 익숙지 않은 야생화 얼굴들을 새롭게 맞이했다. 카메라가 비추는 숨은벽능선에는 단순히 절경을 넘어서, 산을 오르는 이들이 서로의 땀방울로 마음을 잇는 순간들이 펼쳐진다.
경기도 고양시 밤골공원지킴터에서 시작된 산행길, 바위 틈을 짚고 오르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도시에서는 만날 수 없던 사소한 손길과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새삼 느꼈다. 마당바위 위에 우뚝 선 해골바위의 이색적인 자태는 자연이 빚어낸 경이로움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다. 능선을 움켜쥐고 가는 발끝 아래로는 아찔한 낭떠러지와 설명하기 어려운 해방감이 동시에 엄습했다.

좁은 능선 끝, 흔히 ‘좁은문’이라 불리는 곳을 통과하자 넓게 시야가 열리고, 서울의 빌딩과 아파트는 한참 낮은 곳에서 장난감처럼 작아진다. 호흡이 거칠어지는 순간에도 백운대 정상의 구름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지며,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적막과 고요가 산객을 포근히 감쌌다. 흰 구름이 자주 머문다는 백운대의 이름처럼, 도시는 여기서 잠시 미지의 자연 풍경으로 변모했다.
평지에 익숙한 마리엘에게 북한산의 거친 바위와 험준한 오솔길은 전혀 새로운 세상이다. 그러나 정상을 앞둔 순간,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도전과 응원의 온기가 곳곳에 흐른다. 서울이란 거대한 무대 한가운데에서 자연은 여전히 견고하며, 북한산은 모두에게 삶의 위로 한 자락을 내어주었다.
손을 맞잡고 바위를 오르며, 좁은 능선을 오랜 심호흡 끝에 건널 때마다 도시인들은 비로소 자신에게 허락된 짧은 자유의 의미를 깨닫는다. 영상앨범 산이 이번 여정을 통해 담아낸 것은 한 폭의 풍경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자연과 그 품을 찾아가는 인간의 용기였다. 7월 6일 일요일 오전 6시 55분 방송에서는 서울 한복판의 마지막 숲, 북한산을 오르는 뜨겁고도 진솔한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