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아의 깊은 시선 멈춘 장례식”…‘메리 킬즈 피플’ 울림→무대 섬광 기대감
조력 사망자의 곁을 지키는 아내로 분한 오연아의 눈빛에는 차마 말로 다 담지 못한 진실의 무게가 서려 있었다.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에서 오연아는 서늘한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오롯이 감정을 삼키는 얼굴로 화면을 압도했다.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시작부터 묵직한 울림을 던졌고, 오연아는 그 중심에서 인간의 내면 풍경을 연민으로 그려냈다.
극 중에서 오연아가 연기한 인물은 남편 최강윤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고요한 절망과 이해할 수 없는 진실을 동시에 마주해야 했다. 장례식장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형사에게 담담히 조사를 받으면서도 마음속 파동을 숨기는 침묵은 보는 이들에게 긴 여운으로 남았다. 쉽게 흐느끼지 않고 단단히 스스로를 붙잡기 위해 노력하는 오연아의 태도는, 오히려 한없이 무거운 슬픔을 고스란히 전했다.

특히 3회에서는 오연아가 자신의 아픔을 눌러 담아내며, 조력 사망을 행한 의료진 우소정을 이해하려 애쓰는 내적 고민이 절정에 이르렀다. 형사와의 치밀한 신경전, “영장을 받아서 압수수색하세요”라는 단호한 외침, 부검 결과를 듣고 밀려오는 깊은 한숨 모두가 감정의 곡선을 만들어냈다. 가족의 시선에서 조력 사망이라는 도덕적 충격을 극도로 절제된 연기로 옮긴 오연아는, 복합적인 감정 뒤편에 가려진 인간다움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연아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내면의 움직임과 섬세한 감정 변화는 시청자마다 다른 공명을 만들어냈다. 내면의 목소리를 꾹꾹 눌러 숨긴 표정, 그리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을 떠올리게 하는 사색의 눈빛은 ‘메리 킬즈 피플’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단순한 슬픔이나 분노를 넘어, 사랑과 이해, 그리고 현실과 도덕 사이의 복잡한 선택을 오연아는 압축된 겨울의 공기처럼 절제된 온기로 전달했다.
한편 오연아는 무대에서도 깊어가는 감정의 결을 펼칠 예정이다. 연극 ‘나의 아저씨’를 통해 또 다른 인생을 살아내며, 브라운관 밖에서도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민감하게 확장해 보이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오연아의 도전 정신과 몰입력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할지 기대가 높아진다. 오연아가 출연하는 연극 ‘나의 아저씨’는 8월 22일부터 9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감동의 무대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