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테슬라 ESS 수주 기대감”…삼성SDI, 실적 부진에도 2차전지 대장주 반등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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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주가가 최근 테슬라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주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 급등세를 연출하며 2차전지 업종 내 대장주 위상을 재확인하고 있다. 3분기 영업적자 발표로 한 차례 조정을 받았지만, 테슬라와의 공급 논의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공개가 겹치면서 21% 넘는 반등세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성 변동성 속에서도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꾸준히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17일 오후 2시 20분 기준 삼성SDI 주가는 317,000원으로 전일 대비 0.63% 상승했다. 장 초반 321,000원에 출발해 324,500원까지 고점을 높인 후 315,000원까지 저점을 낮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248,000원에서 354,500원까지 넓은 레인지를 오갔다. 특히 10월 20일 종가 260,500원 대비 21%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일평균 거래량도 약 111만 주를 유지해 이벤트 재료 중심의 수요가 유입됐다.

삼성SDI / 네이버증권
삼성SDI / 네이버증권

이처럼 강한 등락의 핵심은 대형 실적 쇼크와 테슬라 ESS 공급 논의라는 명확한 모멘텀의 충돌이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518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내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와 북미 ESS 관세 부담의 현실화를 보여줬다. 하지만 실적 발표와 동시에 110GWh 이상의 신규 전기차·ESS 수주를 공시하고, 11월 초에는 테슬라와 북미 ESS 배터리 연 10GWh 규모 공급 논의가 알려지면서 투자 심리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테슬라 ESS 수주와 차세대 전고체·원통형 배터리 등 비전통 완성차 영역에서의 성장성이 향후 주가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분석한다. 실적 및 수익성 지표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ESS 수주 기반과 기술 프리미엄이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삼성SDI는 최근 ‘인터배터리 2025’에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전고체 배터리 신제품을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고, 2027년 전고체 상용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수급 동향도 변수다. 11월 7~14일 기준 외국인은 약 15만 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5만 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테슬라 이슈 부각 직후 외국인은 차익 매도로, 기관은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온도차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업종 내에서는 0.63% 상승으로 LG에너지솔루션(-0.32%), 엘앤에프(-5.02%), 에코프로머티(-1.59%)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에코프로비엠(1.66%)보다는 완만했다.

 

재무·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매출·이익 전망 모두 단기 구조적 부담이 크다. 삼성SDI는 2022년 1조8,080억 원의 영업이익에서 2024년 3,633억 원, 2025년에는 1조6,932억 원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영업이익률도 2.19%에서 -13.08%로 저하될 전망이다. ROE는 2024년 3.13%에서 2025년 -3.47%, 당기순이익도 2025년 -6,702억 원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PBR은 2배 초반대로 동종 주요 기업 대비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이며, 배당수익률은 0.31%로 낮다. 대신 부채비율 88.24%, 유보율 4,984.94% 등 재무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이라는 평가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단기 실적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테슬라 ESS 등 ESS 사업 본격화와 전고체 배터리 상품화, 북미 공장 가동률 개선에 중장기 밸류 상향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현재 투자의견은 ‘매수(3.86점)’이며, 목표주가는 366,9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16%가량 업사이드가 남아 있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거나 ESS 수주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단기 관전 포인트는 테슬라 ESS 계약 구체화, 북미 ESS 공장 가동률, 전고체 배터리 개발 진척 여부다. 중장기적으로는 ESS·전고체 배터리 등 포스트 전기차 시장 성장성에 따라 업종 내 위치가 재조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고 실적 변동성도 높아진 만큼,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변동성과 테마 기대감, 중기 성장 스토리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테슬라 ESS 관련 추가 공시, 북미·유럽 ESS 프로젝트 매출 반영, 전고체 기술 상용화 진전 등이 목표주가의 상·하향 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전통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를 넘어, ESS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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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테슬라#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