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둔 고3의 선택”…아버지 위해 간이식 결단 감동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불과 4개월 앞두고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를 위해 생체 간이식 공여자로 나서며 인간애와 가족애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례는 첨단 의학기술과 이식의료 역량, 환자와 가족의 결단이 결합된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이식 분야에서 세대·생애주기별 공여자-수혜자 간 신체적·심리적 부담을 줄이려는 의료진의 다학제 협력 역시 각별히 요구된다”고 해설한다.
이대서울병원에 따르면 경기도 일산 거주자인 아버지 A씨(48)는 2022년 11월 간경화 확진 후 치료를 이어왔으나, 올해 상반기 병세가 급격히 진행되며 간이식 외에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간성혼수, 복수 등 고도 합병증이 동반되며 시급한 결단이 필요해졌고, 가족 중 17세 아들 B군이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에 있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더 소중하다”며 이식 공여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B군과 A씨의 혈액형이 달라 표준적 이식 전처치 대신 추가적인 면역억제, 감염 예방 대응이 필수적인 점을 감안해 수술을 신중히 준비했다. 센터장 홍근 교수팀은 “성인-미성년 간 생체이식 과정에서 감염·면역 거부반응 위험이 더 커진다는 국제적 통계에 주목해, 항생제 치료 및 수술 전후 집중관찰을 진행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B군이 공여자로 나선 뒤 약 2주간의 감염전처치와 회복기간을 거쳐 A씨는 7월 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내 간이식 수술은 연간 약 1,500건에 이르며, 이식의료분야는 장기적 건강회복과 사회복귀를 모두 고려하는 핵심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로 꼽힌다. 최근 유전체 일치도 검사, 면역억제제 최적화, 회복 지원 AI시스템 등 기술 도입으로 생존율이 90%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혈액형 불일치 이식에서의 감염·면역 부작용 관리 프로토콜을 지속적으로 개정 중이다.
현행 장기이식법은 미성년자 공여 시 보호자 동의와 의료진 윤리위원회 승인을 의무화하며, 이식 결정의 심각성과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심층 상담을 규정한다. 이 같은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일부에서는 “청소년 공여자 보호정책과 교육 현장 연계 지원체계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B군의 사례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염·면역 거부 위험을 극복해 가족의 건강과 미래를 지켜낸 장기이식 사례로, 첨단 바이오 의료기술의 진보와 가족 공동체의 힘을 재조명한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향후 청소년 장기공여자의 보호 체계 마련 및 이식기술 정교화에 의미 있는 사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