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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빗속 중단”…롯데-삼성, 대구전 우천 노게임→시즌 첫 사례
스포츠

“1회 빗속 중단”…롯데-삼성, 대구전 우천 노게임→시즌 첫 사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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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구름 아래 펼쳐진 대구야구장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겹 잿빛이 드리워진 그라운드 위를 힘겹게 달리는 선수들의 모습에는 각기 다른 기대와 각오가 묻어났다. 그러나 대지에 떨어진 무거운 빗방울은 어느새 희미한 환호를 잠재웠다. 시작과 함께 찾아온 아쉬움 속에서 관중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야 했다.  

 

28일 오후, 2024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삼성라이온즈의 대구 경기가 비로 인해 1회초 만에 멈춰섰다.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이 경기는 롯데의 선두타자 장두성이 1루 땅볼로 물러났고, 이어 고승민이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를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터뜨리는 등 이닝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을 보였다.  

“1회 빗속 중단”…롯데-삼성, 대구전 우천 노게임→시즌 첫 사례 / 연합뉴스
“1회 빗속 중단”…롯데-삼성, 대구전 우천 노게임→시즌 첫 사례 / 연합뉴스

하지만 1회초 1사 1루, 방망이를 든 빅터 레이예스를 맞이한 순간, 갑작스러운 폭우가 그라운드를 덮쳤다. 심판진은 곧바로 경기를 멈췄고, 선수와 관계자들은 미끄러운 흙을 바라보며 복구를 기다렸다. 36분의 지연 끝에도 그라운드는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심판진은 빗속에서 우천 노게임을 선언했고, 경기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기록상 이날 대구 경기는 2024 시즌 KBO리그 첫 우천 노게임 사례로 남게 됐다. 이번 취소로 전체 우천 취소 경기는 총 33경기로 집계됐다. 비 때문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씁쓸함은 경기장 곳곳에 남았다.  

 

박진만 감독 역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팬 앞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해 아쉽다"며, 선수들과 팬 모두를 생각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와 삼성은 각 팀별로 컨디션을 추슬러 나머지 시즌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자이언츠와 삼성라이온즈는 각각 29일과 30일, 다시 그라운드에 선다. 이날 노게임 처리가 된 경기는 추후 일정 조정 후 재개될 예정이다. 그라운드에 퍼진 빗물과 무거운 환희, 팬들의 발걸음에는 남겨진 여운이 길게 드리워졌다.  

 

언 제나 예측불허의 야구, 자연이 주는 변수는 선수와 팬 모두에게 아쉬움과 새로운 기대를 남긴다. 흐린 빗속에 잠시 멈춘 함성은 밤하늘을 맴돈다. 이 짧은 기록은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로 남아 있을 것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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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자이언츠#삼성라이온즈#박진만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