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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서·폭풍우 논란”…잉글랜드선수협, 클럽월드컵 환경 비판→축구 가치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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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서·폭풍우 논란”…잉글랜드선수협, 클럽월드컵 환경 비판→축구 가치 저하 우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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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와 거센 폭풍이 경기장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관중석의 붉어진 얼굴과 힘겨워 보이는 선수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축구의 본질’을 떠올렸다. 이번 클럽월드컵이 남긴 것은 화려한 우승 트로피보다 깊어가는 우려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2025 클럽월드컵이 혹서와 악천후 속에서 치러지며 참가 선수단과 팬 모두에게 실망감을 남겼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는 현지시간 3일, 대회 개최 환경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의사를 드러냈다.

“혹서·폭풍우 논란”…잉글랜드선수협, 클럽월드컵 환경 비판→축구 가치 저하 우려 / 연합뉴스
“혹서·폭풍우 논란”…잉글랜드선수협, 클럽월드컵 환경 비판→축구 가치 저하 우려 / 연합뉴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 마헤타 몰랑고 최고경영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가 축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몰랑고는 “높은 기온과 적은 관중이 대회 운영과 32개 팀 체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직접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치러진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 16강전은 섭씨 30도, 습도 70%에 달하는 혹독한 환경에서 진행됐다. 유벤투스 선수 10명이 경기 중 교체를 요청하는 낯선 장면도 목격됐다. 도르트문트와 마멜로디의 조별리그에선 교체 선수들이 무더위를 피해 벤치 대신 라커룸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연출됐다.

 

변수는 날씨뿐 아니었다. 여섯 경기가 폭풍우와 벼락 등 악천후로 중단됐고, 첼시와 벤피카가 맞붙은 16강전은 뇌우로 인해 무려 4시간 38분 동안 지연됐다. 몰랑고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1년도 남기지 않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우려스럽다”며 선수 안전과 대회 환경 전반의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또 “멕시코에서 오후 4시에 경기를 하면 절대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없다”며,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경기력을 조절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관중 수 감소 현상과 돈에 몰두한 대회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국제 대회의 환경에 공식적으로 속내를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혹서와 악천후 등 외생 변수 최소화를 향한 FIFA의 실질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단과 팬들의 안전, 경기 수준에 관한 논의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회 조직위가 앞으로 어떤 조치로 답할지, 축구 팬들의 시선과 기대가 경기장의 온도만큼이나 높아지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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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마헤타몰랑고#클럽월드컵